[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제, 포상휴가라는 말만 들어도 짐짓 불안해진다. 게다가 장소도 푸껫이라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슬그머니 등 뒤로 다가오는 나영석 PD가 떠오르니 이거 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tvN 드라마 ‘시그널’ 팀이 오늘(1일) 포상휴가를 떠났다. 작품성과 화제성, 시청률 모두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한 보답이다. ‘시그널’ 포상휴가에는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이 참석했다. 김원석 PD는 남은 방송 분량 후반작업을 마친 뒤 푸껫으로 떠난다.
태국 푸껫은 앞서 ‘응답하라 1988’ 팀이 포상휴가를 떠난 곳. 왠지 모를 기시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가슴 한편을 스친다. 이 불안감의 원천은 다름 아닌 ‘꽃보다’ 시리즈의 나영석 PD.
치밀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영석 PD는 현재 방영 중인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를 몇 달 전부터 구상해왔다. 류준열, 안재홍, 고경표, 박보검을 납치하기 위해 ‘응답하라 1988’ 포상휴가지 마저 직접 정했다. 아프리카로 경유하기에 적합한 장소가 푸껫이었던 것. 시청자들은 ‘응팔’ 포상휴가지 선정 배후(?)에 나영석 PD가 있었단 사실에 적잖이 놀랐던 바.
물론 나영석 PD는 남의 드라마 포상휴가에 두 번 연속 따라가 출연자를 납치할 정도로 눈치 없는 이는 아니다. 예측하기 쉬운 인물은 더더욱 아니고.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이기에 포상휴가 사실 자체를 알리기 꺼려했던 제작진을 떠올려 보면 ‘시그널’ 포상휴가와 나영석 PD의 콜라보가 성사될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그럼에도, ‘시그널’의 배우들이 나영석 PD에게 납치돼 별안간 여행을 떠나는 것을 상상해보면 기분 좋은 미소부터 지어진다. 시원시원한 매력의 김혜수, 능구렁이 같은 조진웅 그리고 막내 이제훈이 나영석 PD와 만나 빚어낼 예능 시너지가 궁금하다. 무엇보다 브라운관에서 환상적인 연기 케미를 선보인 이들이 낯선 이국 땅에서 펼쳐낼 여행기는 어떨지 궁금해 나영석 PD에게 납치 청원이라도 넣고 싶어진다. ‘꽃청춘’ 시리즈가 만들어낸 기분 좋은 후유증이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및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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