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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예능, 멸종하거나 진화하거나

정윤정 에디터 조회수  

지상파, 케이블 채널 가리지 않고 쿡방이 탄생했던 지난 해 여름, 각 사 PD들에게 쿡방의 미래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의견은 대체로 두 가지로 갈렸다. 내년 예능 대세는 ‘집방(인테리어, 라이프스타일)’으로 갈 것이라는 것과 ‘쿡방’이 여러갈래로 변주될 것이라는 것.

2016년의 문을 열고 세 달이 흐른 지금, 상반기는 후자쪽이 힘을 얻은 듯하다. 워낙 많은 쿡방이 존재하다보니 ‘이젠 지겹다’는 목소리도 있는 반면, 이제는 안정적인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평도 있다. 요리와 방송, 그리고 방송하는 셰프들, ‘쿡방’은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로 흘러갈까.

 # ‘쿡방’ 2.0, 요리 + α

가장 정통적인 요리프로그램은 EBS ‘최고의 요리비결’이다. 전문가가 출연해 차근차근 레시피를 알려주고 이를 MC가 함께 따라하는 아주 기본적이 포맷이다. 모든 쿡방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전문가와 레시피. 전문가인 셰프가 출연하고, 요리를 하고, 이를 함께 먹어보는 것.

여기에 새로운 요소나 핸디캡이 더 더해지면 ‘요리 예능’이 탄생한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요리에 배틀 요소를 더했고, ‘올리브쇼’는 재료의 가격, 조리 시간 등의 제한을 두며 예능적 요소를 가미했다. O’live ‘아바타 셰프’는 아예 셰프의 목소리에만 의존해 제한 시간 안에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

‘오늘 뭐 먹지’가 택한 핸디캡은 레시피를 알려주는 전문가가 없다는 것. 전문가가 아닌 신동엽과 성시경을 덩그러니 주방에 던져둔 것. 재료와 대략적인 조리 방법만 알려준 채 두 사람에게 그 날의 요리를 맡긴다.

콘셉트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여전히 장소는 ‘주방’이라는 것이다. 제한을 뒀을 때 발생하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과 배틀, 경연 등의 요소등이 만드는 긴박함이 기존 요리 프로그램이 가지지 못했던 예능의 특성을 가지게 했다.

# 쿡방 3.0, 탈(脫) 스튜디오

셰프들이 주방을 떠났다. 아니, 정확히는 스튜디오를 벗어났다. 스튜디오 밖으로 나오며 여행 예능이 가지는 성격들이 쿡방에 더해졌다. 시청자들이 연예인이 아닌 셰프들의 민낯을 보게 된 것. 엔터테이너로서의 셰프들의 모습이 더욱 강하게 드러나게 됐다. ‘레시피’가 아닌 재료와 그 재료들이 자라고 있는 환경, 요리가 탄생한 문화적 배경 등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도 특징이다.

SBS Plus ‘셰프끼리’는 여타 예능인들 없이 셰프들만으로 멤버를 구성했다. 다수의 방송을 거치며 예능감이 이미 입증된 셰프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기획이었다. 대중에게 익숙한 최현석과 오세득을 중심으로 임기학, 김소봉, 남성렬 등 신선한 얼굴들을 조합했다. 셰프들끼리 떠난 미식여행을 통해 새로운 요리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는 것이 주 콘셉트. 셰프들의 전문성과 일상적인 모습을 동시에 담으며 시즌2까지 론칭했다.

먹방과 쿡방의 중간 즈음에 있는 SBS ‘백종원의 삼대천왕’은 직접 발로 뛰며 얻을 수 있는 현장감과 스튜디오의 장점을 결합했다. 백종원이 직접 전국을 누비며 맛집을 찾고, 그가 인정한 맛집의 달인들을 스튜디오로 모신다. 가게에 방문했을 때는 들어가보지 못했던 주방의 모습은 스튜디오에서 재현한다. 달인의 노하우를 다 같이 지켜보고 마치 스포츠 중계를 하는 듯 백종원의 설명이 곁들여진다.

JTBC ‘쿡가대표’는 국가대항전으로 ‘배틀 쿡방’의 판을 키웠다. 국내 유명 셰프들이 해외로 떠나 현지 셰프들과 요리 대결을 펼친다. 멤버는 익숙하다.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유명세를 얻은 셰프들이 주축이다. ‘냉장고를 부탁해’와 15분 제한 룰은 동일하지만 타인의 주방에서, 서로 다른 국가의 셰프들이 대결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 더 신선한 것을 찾아라

현재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한 PD는 요리 방송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하나의 프로그램의 탄생은 힘들어지더라도 예능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영화, 만화, 드라마까지 영역이 넓어지고 점점 더 세분화 될 것이라고. ‘셰프끼리2’를 연출하고 있는 서동운PD도 “요리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장르다. 장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셰프에 포커싱 됐던 것이 쭉 이어지느냐, 혹은 다른 형태로 가느냐의 차이”라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이 예측이 맞아들어가는 듯하다. 한 프로그램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방송사들이 2014년부터 선보인 프로그램들이 롱런하고, 새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식(喰)’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처음 시작했을 때 받았던 신선함, ‘셰프끼리’가 처음 론칭했을 때 시청자들이 품었던 궁금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욱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가장 필요한 건 새 얼굴. ‘셰프끼리2’를 연출한 서동운 PD는 “스타셰프들이 속속 나와줘야하는데 아직까지는 기존 셰프에서 정체하는 면이 있다”며 “시청자들이 친근하게 다가올 만한 새로운 셰프들이 나타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때 온 방송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미팅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시기가 있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인물들이 등장해 비슷한 게임을 진행했고, 어느 순간 프라임타임 예능 판에서 사라졌다. 요리 방송이 한 때의 유행으로 남을까, 하나의 영역으로 완벽하게 자리잡을까. 요리 방송이 멸종 대신 진화의 길을 걸을 수 있을 지, 올해가 그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안이슬 기자

news145@tvreport.co.kr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쿡가대표’, SBS Plus ‘셰프끼리2’, O’live ‘올리브쇼’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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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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