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변산’, 피하고 싶은 과거와 화홰할 수 있을까”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변산'(이준익 감독) 언론시사회에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 배우 박정민과 김고은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빡센 청춘 학수(박정민) 인생 최대 위기를 그린 영화. ‘왕의 남자’, ‘소원’, ‘사도’, ‘동주’, ‘박열’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웬수 같은 고향, 남보다 못한 가족, 찌질했던 첫사랑의 기억, 덜 여물었던 어린 시절의 과거와 화해하는 과정을 웃기면서도 따뜻하게 그렸다.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울게 된다. 골때리게 웃기고 진하게 울린다. 이준익 감독 특유의 사람을 향한 애정이 탄탄한 캐릭터 곳곳에 담겨 있다. 구수하고 찰진 전라도 사투리와 말맛이 느껴지는 대사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자칫 영화와 겉돌 수 있는 랩이라는 소재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준익 감독은 음악을 소재로 한 전작 ‘라디오 스타’, ‘즐거운 인생’에서 보여줬던 음악을 서사로 풀어내는 재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준익 감독은 “슬픔과 웃음 사이에 재미와 긴장이 있다고 생활 속에서도 늘 노력하고 있다. ‘황산벌’, ‘왕의 남자’ 역시 웃픈(웃기지만 슬픈) 상황 아닌가. 인물들이 그 슬픔을 서로 치유하고 아름답게 완성한다. 그것은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달성해야 할 미덕이다. 그런 생각으로 영화를 대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파수꾼’,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동년배 배우 가운데 돋보이는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정민은 무명 래퍼 학수 역을 맡아 극을 든든히 이끈다. 학수를 짝사랑하는 선미를 연기한 김고은 역시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쳤다.
이준익 감독은 “박정민 배우 매력의 끝은 어디일지 내가 봐도 궁금하더라. 김고은도 촬영하면서 정말 많이 웃었다. 연기 진짜 잘하지 않았나”라고 극찬했다.
고준, 김주한, 장항선, 정규수, 정선철 등 조연진의 연기도 극에 사실감을 더한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연기 디렉션을 거의 안 한다. 감독으로서 직무유기다. 비난 받아 마땅하지만 영화라는 것은 온전히 감독의 것은 아니다. 주인공이든, 단역이든 제 인생을 걸고 장면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나. 배우들이 잘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이 연출자가 할 일이지 배우 개개인의 연기를 디렉팅할 필욘 없다”고 말했다.
연출 계기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과거에 불편했던, 부끄러웠던, 피했던 순간이 있지 않나. 그것으로부터 멀리 도망친 줄 알았는데 왜 항상 같은 자리인지 의아했다. 불편했던 과거와 마주했을 때 피할 것인지, 정면으로 응시하고 악수하고 화해할 것인지 그리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변산’은 7월 4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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