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의외였다. 목표가 확실했다. 아니 높았다. 그러나 허무맹랑하진 않았다. 처음이 어려울 뿐, 그 다음은 막막한 것만은 아니다. 데뷔 20년을 맞은 김범수가 최종 목표로 꼽은 건 빌보드 차트의 재진입이다.
김범수가 올해로 데뷔 20년차다. 1999년 ‘하루’로 데뷔한 김범수는 20주년을 특별하게 맞이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 타이틀은 ‘MAKE 20’으로 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범수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 프리미어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김범수 설명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세 파트로 구성된다. 커버하는 음원의 재탄생(re.MAKE), 컬래버레이션 음원(we.MAKE), 새롭게 선보이는 음원(new.MAKE)을 총 20트랙을 발표한다.
김범수는 “순서에 상관없이 쭉 20트랙 발표하겠다. 장기적으로 보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변경되는 상황이 있겠다. 자유롭게 진행할 것이다. 제가 지칠 수 없는 프로젝트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왜 ‘MAKE 20’ 프로젝트였나
데뷔 당시와 현재의 음악시장 변화를 체감했다는 김범수, ‘MAKE 20’ 역시 현 시대 맞춤형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김범수는 “20주년을 기념하는 숫자 역시 예전에는 기념됐다면, 요즘에는 특별하게 부각될 게 아니다”면서 “20년 동안 음악해왔던 과거 보다는 앞으로 하게 될 음악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소개했다.
김범수의 첫 번째 싱글 ‘re.MAKE20#1-난 널 사랑해’는 오는 26일 오후 6시 발매된다. ‘난 널 사랑해’는 과거 신효범이 불렀던 노래.
김범수는 “남녀가수 상관 없이 통틀어 꼭 해보고 싶었던 곡이다. 예전에 엄청 큰 무대에서 신효범 선배가 부르는 모습을 봤다. 저런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이번 곡은 리메이크의 좋은 예다. 레트로 사운드와 트렌디 사운드를 편곡자들의 협의로 접목시켜서 해봤다. 1절은 EDM 사운드로 트렌디하게 나오고, 2절부터는 가스펠 사운드 기반의 레트로 느낌이 난다”고 자랑했다.
◆ 무대감격 처음 맛 본 ‘나는 가수다’
김범수는 지난 20년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저처럼 별일 없이 무난하게 온 가수는 거의 없다. ‘나는 가수다’가 저에게는 가장 버라이어티했다. 그 당시 감동과 환희를 아직 잊을 수 없다. 이소라의 ‘제발’을 커버했을 때 무대에서 그렇게 뜨거운 박수를 받은 게 처음이었다. 정말 감격했다.”
음악 팬들사이에서 ‘김나박이’로 불리는 것에 대한 대한 속내도 드러냈다. ‘김나박이’는 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로 국내 최고의 보컬 조합을 뜻한다.
김범수는 “우리나라에 노래 잘하는 보컬이 단 네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김나박이’은 신기한 현상이다. 상징적인 존재인데, 대중이 꼽아준 그 네 명 안에 제가 들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미소지었다.
데뷔 후 줄곧 노래 잘하는 가수로 불려온 김범수. 하지만 여느 가수들과 다른 외모로 ‘얼굴 없는 가수’로 불리는 굴욕도 겪었다.
김범수는 “외모 얼굴없는 가수였다. 그러다 어느날 ‘비주얼가수’로 불렸다. 방송에 그 캐릭터로 나오면서 외모 콤플렉스를 깰 수 있는 기회였다. 이제는 비주얼가수가 익숙하다”고 웃은 후 “제 꿈은 패티김 선생님처럼 50년 동안 노래하는 것이다. 아직 반도 안왔다. 지금까지는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되는 준비를 했다”고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 최종목표는 빌보드 재진입
김범수는 자신의 최종목표로 미국 빌보드 차트 재진입을 꼽았다. 2001년 김범수는 이전 발표곡 ‘하루’를 영어가사로 다시 불러 발표했다. 이 곡은 ‘Hello Goodbye hello’라는 제목으로 이 곡은 미국 빌보드 세일즈 차트 2001년 12월 6일 기준 81위로 진입했다. 그 다음주에는 51위로 상승했다. 해당 차트는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2개월 만에 25만 장을 기록했던 바.
“제가 은퇴할 때까지 목표가 있다. 빌보드 차트 재진입이다. 항상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것만 보고 활동하는 건 아니다. 제가 첫 진입했을 때도 그랬고,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빌보드 차트 진입을 목표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가장 한국적인 정서로 만들었을 때 차트진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대신 저는 영어나 외적인 요소를 준비하겠다”면서도 “하지만 빌보드 차트가 전 세계의 음악을 말할 수는 없다.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국내에서 성실하게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김범수는 “앞으로 저를 믿고 들을 수 있는 가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장이 편향되거나, 잘못된 구조를 바꾸고 건강한 음악을 할 수 있는 초석이 되겠다. 그 포부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20년차의 소감을 마무리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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