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우인 기자] “목표는 동아연극상 신인상입니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해 연기 생활 30년을 바라보고 있는 배우 김승우. 그가 생애 최초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김승우는 목표를 크게 잡았다. 그러나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뒤늦게 알게 된 연극 무대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김승우였다.
13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연극 ‘미저리’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미저리’는 인기소설 ‘미저리’의 작가 폴을 동경하는 팬 애니의 광기 어린 집착을 담으며 심리적 공포뿐만 아니라 긴박함 넘치는 전개로 사랑받은 브로드웨이 최초의 서스펜스 스릴러 연극이다.
이 연극은 영화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연극 첫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에 연강홀에서 개막한 ‘미저리’는 국내 초연이고, 배우 김승우의 연극 첫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승우는 갑자기 왜 연극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이 작품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연극이 배우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그간 쌓은 연기력이 탄로날까 봐 못 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럼에도 출연을 선택한 건 TV 데뷔작에 자신을 캐스팅해 준 황인뢰 감독 때문이었다.
김승우는 “황 감독님에게 제안받았을 때 속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틀 뒤 만났는데 심지어 희곡도 마음에 들었다. 브로드웨이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니 내가 운이 좋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라고 출연 계기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하지만 연기 베테랑도 연극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김승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힘듦을 재미가 이겨버렸다. 이래서 연극을 하는 구나, 같은 연기가 아니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연극을 통해 느낀 깨달음을 전했다.
지난 9일 첫 개막. 김승우는 두 번의 무대를 경험했다. 여유를 넘어 자신감까지 차올랐다. 김승우는 “목표는 동아연극상 신인상이다. 연극이 끝날 즈음엔 김승우가 무대하고도 꽤 잘 어울리는 구나 평가를 받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미저리’에는 김승우 외에 김상중과 이건명이 주인공 폴 역할로 등장한다. 김상중은 김승우를 보며 “김승우가 가진 편안함과 처음 연기하는 폴에 대한 긴장감이 매력일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과 이건명의 매력도 차례로 설명하며 “두산아트센터는 두 번 이상 표를 사서 보러 와야 한다”라는 ‘아재 개그’를 날려 웃음을 자아냈다.
김승우는 “김상중 선배와 함께할 다음 작품을 선택했다. ‘덤앤 더머’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세 명의 폴, 보안관 고인배,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 세 명의 애니가 함께할 ‘미저리’는 4월 15일까지 공연된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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