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석재현 기자] “고등학교 역사 교과서에는 단 7줄만 나와있어 울컥했어요. 그래서 이를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만들었어요.”
원신연 감독과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영화 ‘봉오동 전투’로 만나게 된 이유다.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봉오동 전투’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를 고집하게 된 계기로 “널리 알려진 한 사람이 아닌, 농사 짓던 사람들이 독립군이 되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최초 승리를 거둔 사건이다. 또한 기록으로 남았기에 의미가 남달랐다”고 답했다.
이어 “첫 역사물에 도전하기 때문에 잠도 잘 못 자면서 준비했다”며 “그동안 (일제강점기 배경) 영화들이 ‘피해의 역사’, ‘아픔의 역사’를 말했다면 ‘봉오동 전투’는 ‘승리의 역사’를 본격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제 패러다임이 바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독립군 대장 해철 역을 맡은 유해진은 “바위 같은 진정성이 느껴져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에서 봉오동 전투가 있었다는 걸 배웠지만, 영화에 참여하게 되면서 깊게 생각해봤다”며 “과거 ‘말모이’ 때도 말을 지키려고 많은 분들이 희생됐듯이, 봉오동 전투에는 이름조차 없는 이들이 조국을 위해 희생했다. 진정성을 갖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분대장 장하를 분한 류준열은 고민 없이 참여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류준열은 “안 할 이유가 없는 영화였다. 그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저격수 병구 역을 맡은 조우진은 “시나리오를 덮고 난 다음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느끼는 게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뭉클했다. 감정이 시종일관 계속 달린다는 게 가장 컸고, 매료가 됐다”고 말했다.
원신연 감독은 ‘봉오동 전투’를 연출하면서 진정성 이외 다른 요소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원 감독은 “알려지지 않은 영웅이 주인공이기에 늘 주변에서 머물렀을 것 같은 친근함과 편안함을 표현했다”며 “당시 독립군들이 일본군들을 유인하기 위해 산 골짜기를 뛰어다녔기에 산과 산을 질주할 수 있는 체력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촬영 간 에피소드도 이 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다. 류준열은 “유해진 선배님이 체력이 매우 좋으셔서 전력질주 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지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험한 산에서 뛰는데 (유해진이) 숨도 안 쉬고 뛴다. 촬영이 반복할 때마다 배우들이 전력질주하고 지치기 마련인데, 선배님은 지친 기색 없이 뒷짐 지고 다녔다”고 그를 칭찬했다.
옆에서 듣던 조우진은 “(유해진이) 평소 운동량이 엄청나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체력을 자랑했다. 심지어 다른 배우들의 속도에 맞춰 뛰었다”고 언급했다.
‘봉오동 전투’를 촬영하는 동안 세 배우는 느낀 점이 많았다고 답했다. 유해진은 “이름 조차 남아있지 않은 분들 덕분에 오늘날 나라가 있었다”고 말했고, 류준열은 “현장에서 많이 느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독립군 막사나 공간을 꾸며놓은 걸 보고 벅찼다”고 설명했다.
조우진은 “열악한 상황에서 전투를 벌인 사람들의 각오와 마음가짐이 어땠을까 생각했다”며 “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과 그들의 함성소리에 감명 깊었다. 관객들도 같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봉오동 일대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운 독립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
석재현 기자 syrano63@hanmail.net / 사진= 문수지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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