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MBC 드라마 ‘웰컴2라이프’에서 5~8회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활약한 배우 최범호. ‘현대판 심청이’ 이야기로 시청자에게 큰 울림을 줬다. 그에게 직접 연기 소감을 들어봤다.
최범호는 14일 TV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연기와 관련해서 칭찬을 많이 들어서 민망하고 감사하다. 동료배우도 ‘시각 장애 연기 어떻게 했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김근홍 감독도 어제 전화가 왔다. ‘형 수고했다’고 하는데, 눈물이 또 나더라.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했다. ‘사랑합니다’했더니 그말은 거절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범호는 ‘웰컴2라이프’에 김근홍 감독과의 오랜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근홍 감독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지금도 기억나요. 제가 인천에 살 때였는데, 신길역에서 5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려고 할 때였어요. 김근홍 감독을 우연히 만났어요. 이병훈 감독의 ‘이산’을 한대요. 그래서 저도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 불쑥 전화가 온 거예요. 이산 정조의 동궁전 내시를 하자고 해서 너무 놀랐어요. 내시는 고정 배우 아닙니까.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었죠. 그렇게 ‘이산’이라는 작품을 만나고 이후 ‘마의’, ‘수백향’도 할 수 있었어요. 그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김근홍 감독이고, 항상 고마운 분이죠.”
최범호는 ‘웰컴2라이프’에서 시각장애인 노수찬 역을 연기했다. 일을 하다가 눈을 다친 이후, 노수찬은 딸 노영미(서지혜 분)와 빚에 시달리며 힘겹게 살아간 인물이다. 때문에 부녀는 ‘심봉사와 심청이’로 불렸다. 무엇보다 진짜 앞이 안 보이는 듯한 최범호의 리얼한 연기가 빛났다.
“봉사 연기를 위해 김근홍 감독이 눈에다가 뭘 하자고 했는데, 안 됐어요. 그리고 김근홍 감독이 영상을 보내왔어요. 시각 장애인분들이 인권을 외치는 영상이에요. 저도 영상을 보면서 집에서 연습을 하면서 찍어봤어요. 아내가 느낌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실은 아내와 제가 작년에 시각장애인 활동 보조 도우미 교육을 받았거든요. 때마침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죠. 연기를 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눈을 위로 고정하고 연기해야 하니깐, 감정을 조금 덜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그런 지점이 부족했던 것이 아쉬웠어요.”
어느날 실종된 노영미는 세상을 떠났다. 알고보니 빚을 갚기 위해 장기매매에 가담한 것. 노영미는 아버지에게는 각막을 기증, 새 삶을 살게 해줬다. 수술을 마치고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노수찬은 오열했다. 이때 최범호는 절제된 눈물 연기를 펼쳤고,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최범호 역시 해당 신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아내가 저의 뒷모습 때문에 울었다고 하더라고요. 김근홍 감독한테도 문자로 한 얘기인데, 배우는 앞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잖아요. 저도 그동안 그렇게 알아봐달라고 발버둥하는 시간을 보냈는데, 실은 뒷모습이 아내의 마음을 울렸구나 느꼈어요. 나도 이제 뒷모습을 보일 때가 됐구나 싶었어요. 화려하고 대단한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묵묵히 그 길을 걷고 있었다고 보여주는 것이 뒷모습이 아닌가 생각해요.”
최범호는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했다. 노영미 역의 서지혜와는 붙는 신이 많지 않았지만, ‘딸’이라고 부르며 연락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범호는 정지훈(비)에 대해서는 “이전에 영화 ‘알투비 : 리턴 투 베이스’를 같이 한 적이 있다. 이번에 만났는데 극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아주 깍듯하게 대하더라. 비가 결혼하더니 더 편안해지고 연기도 깊어진 것 같다. 태희가 ‘큰 기쁨’이라는 뜻 아니냐. 진짜 비가 해가 활짝 빛나는 것 같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범호는 임지연의 연기 또한 칭찬을 덧붙였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 사진=MBC ‘웰컴2라이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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