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아직은 낯설다. 무대에 오른 작품도, 배우도. 하지만 공연이 반복되면 익숙해질 수 있다. 시행착오 끝에 더 보기 좋은 완성체로 다듬어질 테니.
‘서태지 뮤지컬’로 불리며 제작단계부터 관심을 받은 ‘페스트’.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이 재구성됐다. 극은 사라졌던 질병 ‘페스트’가 2096년 미래도시 오랑 시민들에게 전염되며 시작됐다. 백신개발과 이를 막으려는 세력 사이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페스트’는 대한민국 가요를 대표하는 가수 서태지의 음악들이 뮤지컬 넘버로 꾸려지며 새로운 쥬크박스 뮤지컬 탄생을 알렸다. 서태지의 ‘시대유감’ ‘죽음의 늪’ ‘마지막 축제’ ‘너에게’ ‘테이크 6’ ‘틱탁’ 등은 극 상황에 맞는 가사들을 우선으로 배치됐다. 편곡 작업을 통해 서태지의 곡은 색다른 느낌을 안겼다.
일단 ‘페스트’는 초연이다. 이 때문에 매끄럽지 않은 구성, 쉽게 납득되지 않는 설정, 흐름을 끊는 캐릭터 성향 등이 눈에 띤다. 뮤지컬 팬들에게 적지 않은 혹평이 쏟아지는 이유기도 했다.
그 가운데 보이프렌드 멤버 정민과 피에스타 멤버 린지가 함께 했다. 정민의 경우 데뷔 후 첫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정민은 그랑 역을 맡아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 린지는 식물학자 타루 역으로 긍정 에너지를 전파했다.
정민과 린지는 극을 이끄는 주요 배역을 맡았다. 극중 전염병은 인간의 이기심을 드러냈고, 전개될수록 아픔은 증폭됐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압박된 상황을 타파하고, 분위기를 환기시키고자 애썼다.
물론 정민과 린지가 뮤지컬 배우로 완전히 안착하기엔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해보였다. 큰 무대를 채우는 발성과 중심 잡힌 전달력, 관객을 흡입할 수 있는 스킬 등이 미숙했다. 그러나 ‘페스트’의 회차가 쌓고, 또 다른 작품으로 커리어를 더한다면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로 안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했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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