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완전히 마음이 돌아선 모양이다. 얼마 전까지 함께 했던 그룹 틴탑을, 최근까지 불렸던 이름 엘조를 지웠다. 그리고 배우 병헌으로 불러줄 것을 요구했다.
연예부 기자에게 아직은 엘조가 훨씬 익숙한 병헌이 연극 ‘스페셜 라이어’에 합류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제 본명 이병헌을 쓰지 못하는 병헌. 대선배 이병헌의 아우라에 비교될 자신이 없던 걸까, 성을 뺀 병헌으로 표기되길 원했다.
엘조는 오는 5월 23일 개막하는 연극 ‘스페셜 라이어’에 바비 프랭클린역에 캐스팅됐다. 이번 작품은 20주년을 기념해 진행되는 것으로 그동안 ‘라이어’ 무대에 올랐던 배우들이 함께 한다. 엘조는 선배들 사이 막바지로 캐스팅된 상황.
‘스페셜 라이어’ 측이 공개한 자료에서 엘조는 ‘틴탑’, ‘엘조’ 어떤 것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필모그래피만 나열했다. 그 안에는 카메오 출연작, 국내 미개봉작 등이 포함됐다. 심지어 틴탑 완전체를 깨고, 소속사에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출연한 작품까지 당당히 소개했다.
엘조는 지난 겨울부터 틴탑을 떨쳐내고 싶은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연기 활동에 전념하고 싶은 욕심이 넘쳤다. 본인의 약속 파기로 5인조 축소 컴백한 틴탑과 전혀 상관없는 듯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엘조가 가수 활동에 흥미를 잃었다고,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고 항변할 수 있다. 그래서 틴탑도 싫고, 소속사 티오피미디어에 잔류하는 것도 싫을 수 있다. 현란한 스텝을 요하는 댄스를 추는 것도, 파트가 적은 랩을 하는 것도 귀찮았을 수 있으니까. 같은 일을 6년 넘게 반복해도 개인적 성취감이 들지 않았나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엘조는 약속은 지켜야 했다. 이건 법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위반이다. 엘조는 연극 출연에 앞서 멤버들을 이해시켜야 했고, 회사에게 양해를 구했어야 했으며, 틴탑 완전체를 기다린 팬들에게 용서를 받았어야 했다.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엘조는 이름부터 바꾸고, 새로운 연예 활동을 준비했다.
그럼에도 엘조가 지키고 싶은 건 있지 않을까. 데뷔했을 때부터, 엘조로 처음 불렸던 그 순간부터 곁을 지켜준 팬들이다. 그들이 티켓을 구매해서 공연장을 찾아주는 걸 기다리고 있겠지. 아, 그들이 ‘틴탑 엘조 팬’으로 오는 건 원하지 않을 거다. ‘배우 병헌 팬’으로 만나길 원하겠지.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스페셜 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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