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갑작스러웠다. 남성 여성 혐오 논란이 첨예한 순간, 등장했다. 단순 의견 피력인 줄 알았는데, 맙소사 음원을 내놓았다. 본인은 페미니스트라는 커밍아웃과 함께.
래퍼 산이(본명 정산)가 ‘이수역 폭행사건’과 맞물려 뜨겁다. 의도한 대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산이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관련 영상을 게재했다. 이 때문에 산이는 2차 가해자로 몰렸다. 이 때만 해도 산이가 사건에 관심이 과도하게 많은, 그런 사회인으로 보였다.
하지만 16일 산이는 뜨거운 감자를 제대로 이용할 줄 아는, 그런 연예인이었다. 스스로 만천하에 본질을 알렸다.
산이는 소속사 브랜뉴뮤직과 상의 없이, 계획에도 없던 음원을 발표했다. 제목은 ‘FEMINIST (Prod.Faust)’. 정식으로 협의된 음원은 아녔다. 그 탓에 음원사이트가 아닌, 개인 유튜브 계정으로 노출했겠지.
거두절미하고, ‘FEMINIST’은 반전이다. 너그러이 보면 풍자겠지만, 해석에 따라선 모순도 될 수 있겠고.
일단 “I am feminist”라고 반복하지만, 정작 여자를 향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줄줄 뱉어내는 문장에는 남자를 두둔하고, 여자를 비난했다. 피해자는 여자가 아닌, 남자라고 했다. 월급차이, 군대, 데이트 비용, 결혼자금 등의 상황을 조목조목 건드렸다. 미투, 꽃뱀, 여성부, 워마드, 혐오, 탈 코르셋, 브라, 겨털, 강남역 밤까지 자극적인 단어도 일부러 선택했겠고.
산이는 힙합 장르의 래퍼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앨범을 발매하지만,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더 익숙하다. 그래서 대중가수라 불린다. 여느 힙합 가수보다 파급력이 더 셀 수 있다.. 그런 산이가 ‘이수역 폭행사건’ 이슈에 자진해서 뛰어들었다. 그러니 ‘FEMINIST’ 공개 후 반응도 충분히 예상했을 테지.
“I am feminist”라고 반복하지만, 여성을 조롱하는 산이. 마치 남성의 전체를 대변하는 듯 목소리를 낸 산이. 군대 안간 여자들을 비아냥거렸지만, 정작 본인도 군복무 안한 산이. 남성혐오가 짙어지자 부랴부랴 ‘FEMINIST’를 내놓은 산이. 사건의 진위여부보다 더 달아오른 산이.
아마 산이는 이 상황을 구경하며 흐뭇해하고 있을지도. 그랬다면, 산이의 ‘FEMINIST’ 커밍아웃은 대성공.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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