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박혜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이후 메신저 텔레그램의 신규 설치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계엄 정국 속에서 국내 서비스의 불안정과 통신 검열 우려로 인해 텔레그램이 ‘디지털 망명’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10일 모바일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계엄령이 선포된 3일 텔레그램 신규 설치 건수는 4만576건을 기록했다. 이는 메신저 업종 당일 전체 신규 설치의 47.09%를 차지하며, 전날(9016건)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음 날인 4일에도 3만3033건으로 높은 설치 건수를 유지했으며, 5일과 6일에도 각각 1만329건과 1만2706건을 기록하며 평소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현상은 통신 검열 우려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추적이 어렵고 보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시지 자동 삭제, 캡처 방지 등 강력한 보안 기능으로 인해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계엄령 이후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텔레그램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됐으며, 50위권이던 앱스토어 인기 순위가 3위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안성과 익명성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텔레그램은 수사기관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며, 최근 생성형 AI를 이용한 딥페이크 이미지 유통 등 불법 행위의 온상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계엄 상황이 해제되면서 텔레그램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는 점차 평소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3일 DAU는 평일 평균(133만 명) 대비 14% 증가한 152만3970명을 기록했으나, 6일에는 137만5163명으로 감소했다.
박혜은 기자 vieweun@fastviewkorea.com / 사진= 셔터스톡 코리아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