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해당 ETF 인기
I 유가 10%, 금 15%, 은 8% 가격 인상
I 원자재 ETN 또한 투자 늘어
[TV리포트=이효경 기자] 국제유가를 비롯해 금, 은, 구리 등의 원자재는 시장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시장 풍향계’로 불린다. 최근 해당 원자재 가격이 최고치 수준을 달성하는 등 ‘에브리싱 랠리’(주식, 부동산, 원자재 등 자산 가격이 모두 오르는 현상)가 펼쳐지고 있다. 근래 국제유가가 날마다 상승한 영향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등 주요 정유주가 들썩이는 현상을 보이는 한편, 이러한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정한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 또한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근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감산 기조가 퍼지면서 유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지난 5일 (현지 시각) 런던 소재 ICE 선물 거래소에서 거래가 진행된 6월 인도분 브렌트유의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과 비교해 5.76달러 상승했다. 비율로 따지면 6.74%의 수치로 최종 91.17달러에 거래가 진행됐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초과한 것은 지난해(2023년) 10월 말에 기록한 배럴당 90.45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유가가 치솟은 이유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되며, 중동에 전쟁이 퍼지는 것을 우려한 것의 결과다. 금융서비스 전문기업 JP모건은 지난 한 달 동안 유가는 10.74% 상승했으며, 오는 9월까지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정유주 회사의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띠고 있다. 에스오일의 지난 5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7% 상승하며 8만 3,500원에 거래가 됐으며 이는 연초 이후 19.97%의 막대한 증가율이다. 이어 중앙에너비스는 상한가를 달성했고 흥구석유는 6.21% 상승, GS 5.43% 정유 회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는 모습을 그렸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2024년도 유가가 70달러대에서 출발했으며 정유 산업은 지난 4분기 정유 적자를 대비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이어 미국 1위 정유기업인 엑손모빌 또한 최근 1개월 동안 주가가 13% 대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미국의 또 다른 대형 정유기업인 셰브론과 옥시덴텔페트롤리엄은 각각 8%, 13% 상승하면서 미국에서도 정유주가 한 번에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간 S&P 500지수가 고작 0.9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상승률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주요 정유 기업을 편입한 ETF ‘에너지 셀렉트 섹터’ 또한 11.63% 치솟으며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황이다.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 시세는 전일보다 36.90달러 증가해 온스당 2,345.40달러(한화 약 317만 7,782원)에 마감해 역대 최고가를 또 한 번 갈아치우는 역사를 세웠다. 글로벌금채굴기업인 HANARO와 ACE 골드 선물 레버지리 등 국내 금 ETF 상품 또한 각각 15.9%, 14.44% 급등해 높은 상승률을 자랑했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미국의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금 선물 베팅에서 시장 참여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의 개인투자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장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해(2023년)부터 자국 내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무너지면서 개인이 예금으로 넣어둔 현금을 모두 실물 자산인 금으로 변환하는 등 현금의 움직임이 높아졌다.
은과 구리의 가격 또한 무섭게 상승하고 있다. 은 가격은 같은 날 27.205달러(한화 약 3만 6,853원)로 무려 34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급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구리는 4.2360달러(한화 약 5,731원)로 마감하면서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은 가격으로 마감했다.
‘신한은행’ 은 선물 ETN(H)는 4월 첫째 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8% 넘게 훌쩍 상승했다. 이 기간에 ‘한국투자증권’ 구리 선물 ETN 또한 7% 수치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ETN은 원자재와 통화 및 선물 등을 기초지수로 두고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으며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상품을 뜻한다.
은에 이어 구리까지 가격이 폭등한 이유로는 최근 구리의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가 이어져 나온 결과다. 구리는 전선 등 전력 인프라스트럭처에 주로 사용된다. 최근 다량의 데이터센터가 설립되면서 구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설업 전문가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때 1메가와트(㎿)당 구리 약 27톤가량 사용된다. 더하여 기존 구리 생산국인 페루, 파나마 등의 대규모 광산이 문을 닫고, 중국 제련소맘저도 공돔 감산을 발표하면서 국제 구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에서 구리 레전 사업을 진행하는 LS와 풍산의 주가는 3월을 거쳐 한 달 새 각각 30%, 22% 넘게 치솟았다.
한편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8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에서 4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2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뉴스1, Shutterstock, 에스오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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