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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이해보단 오해가 쉬워서 [유일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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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연주 기자] 누군가를 탓하는 편이 가장 쉬웠다. 어른들은 자신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12살 두 소년을 괴짜로 만들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영화 ‘괴물’은 초등학교 5학년 미나토와 호시카와, 두 소년과 어른들에게 얽힌 사건의 진실을 다룬다. 같은 사건이지만 아이와 어른들의 시선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16번째 장편 영화로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을, 사카모토 류이치가 음악을 맡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전작 ‘어느 가족’에서 압도적인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은 배우 안도 사쿠라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3장으로 나뉜다. 1장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아들 미나토를 홀로 양육하는 여성의 시선에서 전개된다. 어느 날 여성은 아이의 이상행동을 목격한다. 느닷없이 화장실에서 스스로 머리를 자르는가 하면, 등굣길에 챙겨준 도시락통에 흙이 담겨 있다. 급기야 상처가 생긴 채 집에 돌아오는 날도 있다. 여성은 아들을 추궁한 끝에 담임선생님 호리의 폭력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린다. 

2장은 호리의 시선으로 흘러간다. 미나토와 호시카와의 담임선생님인 호리는 교칙보다 인간다운 교육을 추구한다.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선생이다. 그런 그에게 ‘폭력 교사’라는 누명은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호리는 자신을 곤경에 빠트린 미나토가 호시카와를 괴롭혔다고 폭로한다. 학교 측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호리에게 훈육 방식이 폭력적이었음을 인정하도록 종용한다. 

마지막 장은 아이들의 시선이다. 미나토의 엄마가 감지한 이상행동의 진실이 밝혀진다. 사실 미나토는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호시카와를 위해, 학교에서 발견된 고양이 사체를 제대로 묻어주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미나토의 대처방식일 뿐 이상한 행동이 아니었다.

미나토의 행동을 비정상적으로 받아들인 건 그의 엄마다. 미나토의 엄마는 아들이 이전과 같은 행동을 벌이는 이유를 찾아야만 했다. 이유는 반드시 외부요인이어야만 했다. 그래서 미나토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군가가 해코지를 했는지 끊임없이 묻는다. 아들이 스스로를 망치거나, 수상한 행동을 벌이는 이유가 자신 때문은 아니길 바랐다.

호리도 마찬가지다. 호리의 폭로와 달리 미나토와 호시카와는 둘도 없는 친구다. 궁지에 몰린 호리가 자신이 봐온 미나토의 단편적인 모습을 오해한 것이다.

부모마저 괴짜라고 여겼던 호시카와로 말할 것 같으면 또래 아이들 가운데 가장 솔직하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아는 영리하고 섬세한 아이다. 미나토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하지만 수많은 오해에 둘러싸여 이상하고 특이한 아이로 여겨진다.

영화는 사실을 마주하는 것보다 오해를 하는 편이 편했던 어른들, 그런 어른들의 세상 밖에서 진짜 속내를 드러내는 순수한 아이들의 서사가 촘촘하게 담겼다. 어른들의 시선에선 괴짜로 보였던 아이들은 그저 보통의 소년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사실보다 중요한 진실을 따뜻하게 그렸다. 

극의 재미는 시선에 따라 사건이 달리 해석된다는 데 있다. 극중 인물들뿐만 아니라 관객도 함께 두 소년, 미나토의 엄마, 호리의 시점에서 사건을 바라보며 오해하거나 이해하게 된다. ‘괴물’은 오는 11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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