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매 작품마다 도전을 두려워 않는 배우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만난 김동욱은 또 달랐다. 외형부터 ‘조장풍’ 아니 조진갑 그 자체인 김동욱을 만났다.
김동욱은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 플레이스1 빌딩에서 진행된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드라마에서 김동욱은 유도선수 출신 체육교사에서 근로감독관이 된 조진갑을 연기했다. 공무원의 철밥통에 안주하지 않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인물. 사회의 악덕 갑질에 억울하게 당한 을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캐릭터로 시청자에 유쾌 통쾌한 사이다를 안기며 ‘현실 맞춤형 히어로’로 활약했다.
조진갑이 되기 위해 김동욱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달라졌다. 선하고 부드러운 인상은 유도로 다져진 탄탄한 과거를 연상케 하는 몸이 됐고, 둥글둥글한 미소 대신 호쾌한 웃음으로 무장했다. 호리호리했던 옷 태는 눈에 익숙한 ‘아재’를 연상시키고, 다소 건들 건들하게 걸음걸이마저도 변화를 줬다.
조진갑을 만들기 위해 드라마 촬영 전 10kg 증량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동욱. 정해둔 최고점과 최저점 몸무게 사이를 유지하려 노력해왔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를 위해 ‘최고점’을 넘어서는 노력을 기울였다. “있던 것 이상을 벗어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이지만, 캐릭터를 위해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 것.
“증량을 위해 평소보다 탄수화물을 신경 써서 많이 먹었어요. 한 끼에 밥 한 공기 먹었다면, 드라마를 준비하는 동안은 3~4시간 텀을 정해두고 그 사이에 한 번씩 계속 먹었죠. 공깃밥으로 치면 한 끼에 3공기씩, 하루에 10~15공기는 먹은 것 같아요. 배 안에 음식이 이미 가득한데, 소화가 되기 전에 음식을 먹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나중에는 숟가락을 뜨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어요. 물론 메뉴를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건 좋긴 하지만, 의무적으로 필요 이상을 억지로 집어넣어야 하다 보니 이것도 힘들었어요.”
고생한 만큼의 보람은 충분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회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탔고, 시작했고,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 여러모로 그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감독, 작가의 요청이 아닌 자초한 ‘증량’ 이었기에 보람은 더욱 컸다.
“반응이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어요. ‘다행이다’ 싶었죠. 처음 캐릭터를 보고 제가 ‘살을 찌우겠다’고 말했던 거니까요. 내가 가진 모습에서 조진갑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았고, 효과적으로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여러 모습을 떠올려봤을 때 살을 찌우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아재’ 혹은 ‘공무원’의 이미지가 아닌 ‘조진갑이라는 인물’과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걸음걸이는 유도선수들이 경기장에 입장할 때 모습을 생각한 거예요. 항상 당당한 느낌, 그런 것들이 몸에 배어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 같았어요.”
진지하게 사건을 해결하다가도 한 방의 웃음이 있었다. ‘근로감독관’이라는 분명 존재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직종을 준비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
“조진갑이 하는 행동, 진지하다가도 분위기를 쇄신할 때의 모습은 주현 선생님으로부터 아이디어를 가져왔어요. 의도적으로 그분의 모습을 참고했어요. 남성적인 면모가 강하고, 누군가를 웃기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리드미컬한 재미를 안기는 행동이 주현 선생님께 있다고 생각했어요. 조진갑이 호감형으로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고, 고민하던 끝에 주현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친분이요? 전혀요. 일면식도 없고 뵌 적도 없는걸요. 제가 선생님을 참고해 연기했다는 걸 아시면 좋아해 주실까요?” (인터뷰 ②에서 계속)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키이스트, MBC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