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매번 다른 장르로 필모그래피를 채운 이언희 감독. ‘탐정3’ 연출 계획을 묻자 여치 스핀오프를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치(이광수)는 이언희 감독과 함께 ‘탐정:리턴즈’에 새롭게 합류한 인물 아닌가. 그만큼 애정도 남다를 터.
■ 다음은 이언희 감독과 일문일답
-이광수 섭외 과정은 어땠나. 예능 이미지 때문에 코미디 연기에 부담이 있었을 텐데.
‘탐정’ 시리즈 잘 되면 평생직장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약속을 날리며 캐스팅했지.(웃음) 따져보면 이광수 씨는 스크린에서 본격 코미디 연기를 한 적이 많지 않다. 성동일 선배가 캐스팅에 많은 부분 힘을 주셨다.
-기존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전혀 다른 코미디 연기를 펼치더라.
한심하지만 귀여운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성공했다. 여치는 자칫 징그러울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웃음) 귀여운 느낌을 잘 살려줬다. 해커 하면 떠오르는 뻔한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힙스터 해커’ 느낌이랄까. ‘월드워Z’ 때 브래드 피트 사진을 미용실에 들고 가서 자른 머리가 영화 속 여치의 머리다.(웃음) 여치가 입고 나오는 긴 가운도 이광수 씨가 미국 빈티지 가게에서 직접 구매해온 거다. 여치의 길죽함을 더 돋보이게 해준 의상이다.
-여치의 스핀 오프가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
성동일 선배께서 3편에는 조인성 캐스팅할 거라고 하셔서.(웃음) 조인성 씨와 이광수 씨의 조합도 괜찮을 것 같다. 하하.
-김동욱의 존재감도 남달랐다. 내내 진지하다가 “선배님 탈출하십니다”라는 대사 하나로 빵 터트리더라.
김동욱 배우에게 요구한 건 ‘진지하게’ 딱 하나였다. PD님한테 징징대서 김동욱 배우를 캐스팅했다. 영화 ‘후궁’을 보고 정말 놀랐다.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다. 그것이 ‘신과함께-죄와 벌’로 증명되지 않았나. 권팀장은 뻣뻣할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김동욱 배우가 연기를 하면서 그 자체로 개연성이 되더라. ‘탐정:리턴즈’에는 정말 많은 배우가 출연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살아 숨 쉬는 연기를 하더라. 대단한 배우다.
-악당이 너무 쉽게 읽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걸 아예 대놓고 말하는 “쟤가 범인 아니야?”라는 식의 대사도 있잖아. 그 대사를 내가 쓴 거다. 관객이 캐릭터들이 범인을 찾는 추리보다, 과정을 즐긴다는 확신이 있었다. 사건을 중점에 두는 게 연출자로서는 돋보일 수 있는 선택이었겠지만, 시리즈에 조금 더 욕심이 났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영화 ‘탐정:리턴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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