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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캐스팅', 월화극 1위인데 시청률은 왜 떨어질까 [성적표]
[TV리포트=석재현 기자] 첫방송부터 줄곧 월화극 1위를 지켜온 SBS '굿캐스팅'. 분명 좋은 일이긴 하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드라마 시청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 지난달 27일 첫방송한 '굿캐스팅'은 12.3%를 기록하며 당시 MBC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과 KBS 2TV '본 어게인' 등을 제치고 동시간대 1위로 올라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첫회가 드라마 자체 최고시청률이 됐고, 4회를 기점으로 '굿캐스팅'의 하향세가 눈에 띄었다. 11.1%에서 2회 만에 한 자리 수로 떨어졌고, 지난 19일 방영된 8회에서는 8.8%를 기록했다. 이는 '굿캐스팅' 이전에 방영됐던 SBS 월화드라마들과 비교해도 아쉬운 부분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2'는 14.9%로 시작해 8회에 20%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아무도 모른다'는 상대적으로 소폭이긴 하나, 첫회에 비해 0.8 포인트 올랐다.동시간대 1위 타이틀을 얻고도 '굿캐스팅'의 시청률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이유는 예전과 달리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굿캐스팅'은 마이클 리를 쫓는 국정원 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만큼, 화려한 액션 장면들로 넘쳐난다. 여기에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가 더해져 '가볍게 웃으면서 볼거리가 많은 드라마'라는 호평이 많다.그에 반해 드라마 속 설정들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최고 요원이라는 타이틀에 무색할 정도로 백찬미(최강희 분) 팀은 매번 잦은 실수와 허술한 작전을 선보인다. 마이클 리 일당을 검거하려다 되려 폭탄에 터질 위기에 놓이거나, 일반인 윤석호(이상엽 분)의 사무실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 등은 몰입도를 방해한다.제작진은 시놉시스에서 '사명감보다 생존본능에 투철한 요원들의 불꽃 코메디 드라마. 팀웍으로 뭉치며, 가족애를 되찾는 감성 휴먼 드라마'라고 소개하며 코미디와 휴머니즘을 강조했다. 그러나 높은 완성도를 원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그렇다보니 '굿캐스팅'의 시청률은 점점 아래로 향하고 있다. 다행히 '본 어게인'과 큰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나, 오는 25일부터 같은 시간대(오후 9시 30분)에 정면승부를 펼칠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SBS, '굿캐스팅' 방송화면 캡처, 그래픽= 계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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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작가' 김은숙 VS 박지은, 2020년 뒤바뀐 입지 [배틀VS]
[TV리포트=석재현 기자] 국내서 활동하는 배우들이라면 한 번 쯤 이름만 보고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결심하는 작가들이 있다. ‘스타작가’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김은숙과 박지은이다.입봉작부터 뛰어난 필력과 스타들의 합류로 꾸준히 히트쳤던 두 사람. 최근 이들이 내놓은 신작(SBS '더 킹: 영원의 군주', tvN '사랑의 불시착')까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래서 비교하는 두 작가의 '배틀VS'다. # 역대 최고 시청률…인구 절반 이상이 본 '파리의 연인' 먼저, 두 사람이 집필한 드라마 시청률을 비교분석했다. 시청률 면에선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57.6%)이 본 SBS '파리의 연인'을 쓴 김은숙이 앞섰다.SBS '태양의 남쪽'부터 KBS 2TV '태양의 후예'까지 김은숙이 썼다 하면 대부분 20%대를 돌파했다. 케이블 채널로 진출한 뒤에도 '김은숙 매직'은 대단했다. 그가 집필한 '도깨비'와 '미스터 션샤인'은 지난해까지 tvN 역대 최고시청률 1,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열세이나 박지은 작가 또한 이에 뒤쳐지지 않는 성적이다. MBC '내조의 여왕'(30.6%)과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45.3%), 그리고 SBS '별에서 온 그대'(28.1%)로 메가 히트를 기록했기 때문. 2016년작 '푸른 바다의 전설' 또한 방영 내내 동시간대 1위를 고수했다.# 트로피 보유 수…백상 3회 수상에 빛나는 김은숙다음은 두 작가가 수상한 트로피 목록이다. 이 분야 또한 김은숙 작가가 우세하다.김은숙은 TV드라마 작가라면 최고의 영예인 백상예술대상 극본상 2회('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및 작가 최초 대상('도깨비')을 수상했다.그에 반해 박지은 작가의 최고 이력은 KBS와 MBC에서 1회씩 받은 작가상이 전부다. 가장 최근에 수상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표창이 6년 전이라는 점이 아쉬울 따름.# 2020년 성적…'사랑의 불시착' 앞세운 박지은의 역습그러나 올해 기점으로 김은숙과 박지은 두 작가의 입지가 바뀌기 시작했다. '사랑의 불시착'과 '더 킹: 영원의 군주'의 엇갈린 성적 때문이다.지난 2월 종영한 '사랑의 불시착'은 6.1%로 시작해 줄곧 상승곡선을 그리며 21.6%로 종영했고, 방영 내내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를 누르고 tvN 역대 최고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반면, '더 킹: 영원의 군주'는 10회까지 방영한 현재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11.4%(1회), 11.6%(2회)로 SBS 금토드라마 역대 최고 수치로 출발했으나, 6.3%(9회)로 떨어지는 등 한 자리 수에 머물고 있다.# 같은 판타지 로맨스, 다른 성적…짜임새와 디테일이 갈랐다두 작품 모두 판타지 로맨스임에도 상반된 성적이 나오는 이유는 스토리의 짜임새 및 디테일 차이가 가장 컸다. '사랑의 불시착'은 리정혁(현빈 분)과 윤세리(손예진 분)의 확실한 러브라인과 주 배경인 북한을 고증하는 과정에서 디테일하게 담아내 호평받았다. 여기에 현빈, 손예진의 케미를 비롯해 조연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력이 화룡정점을 찍었다. '더 킹: 영원의 군주'는 대한제국과 대한민국 평행세계를 그리고 있으나, 김은숙 작가의 전작에서 드러났던 신데렐라 여주인공과 백마탄 왕자 남주인공 등 기시감 드는 설정 투성이다. 그 외 과도한 PPL과 연출 논란, 배우들의 2% 부족한 연기력 등이 지적받고 있다. 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MBC, SBS, tvN, 그래픽= 계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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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개콘', 휴식기 아닌 정리해고 [기자생각]
[TV리포트=석재현 기자] 방송 시작한 지 21년 만에 휴식기를 선언한 KBS 2TV '개그콘서트'. 그러나 휴식기는 '정리해고'를 완곡해서 표현한 단어다. 지난 14일 KBS 측은 "새로운 변신을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출연자들은 '휴식기'라는 단어에 의아해하는 반응이었다. 이미 지난 6일 녹화를 마친 후 제작진으로부터 폐지에 가까운 뉘앙스로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출연자들은 지난 1월부터 '개그콘서트'가 사라질 수 있겠다고 예감했다. KBS는 지난 1월에 공채 개그맨을 새롭게 뽑기로 계획했고, '개그콘서트' 출연자들이 홍보 영상 촬영에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막판에 오디션이 무산됐다. 이때부터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은 각자 살 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고, 이 중 일부는 JTBC에서 론칭 준비 중인 '장르가 코미디' 출연을 위해 JTBC 측과 미팅을 가졌다.사실 '개그콘서트' 폐지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KBS 내부에서 오갔던 이야기였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지상파 유일 공개코미디 무대라는 상징성으로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편성시간대를 수차례 바꾸는 등 노력했으나, 저조한 시청률과 경영 적자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모든 건 영원할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까운 건 '개그콘서트'를 대하는 KBS의 태도다. 15일 '개그콘서트'가 결방하는 대신 프로야구 중계가 예정되어 있다. 오는 22일과 29일 오후 8시 30분에도 '개그콘서트'가 아닌 야구 중계가 KBS 2TV를 통해 전파를 탄다. 만약 우천시 경기가 취소될 경우, 대체 편성격으로 '개그콘서트'가 투입된다. 쉽게 말하면, 비가 오지 않는 한 '개그콘서트' 마지막 방송을 TV로 지켜볼 수 없다는 뜻이다. '휴식기'란 단어로 막을 내린 '해피투게더 4'가 마지막 방송일을 공지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익명을 요구한 한 출연자는 "언제 마지막 방송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 매주 수요일마다 '개그콘서트'를 녹화하는데, 다음주는 건너뛰고 다다음주에 예정되어 있다고만 알려줬다. 다다음주 녹화가 마지막인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KBS가 공식입장으로 밝혔던 KBS 코미디 유튜브 채널 '뻔타스틱'에 관련된 내용 또한 '개그콘서트' 출연진 전부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KBS 측은 출연자들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할 것이라고 알렸으나, 현재 '뻔타스틱'에 참여 예정인 개그맨은 2~3명만 확정된 상태다.'개그콘서트'가 정리해고 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이들은 '개그콘서트'에만 출연하는 인지도 낮은 신인 개그맨들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프로그램 출연이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개그콘서트'가 사라지면서 이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벌써 일부 신인들은 본업을 포기하고 대리운전이나 택배 등 다른 일을 찾아야하나 걱정하고 있다.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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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서 선 넘은 TV조선 [기자생각]
[TV리포트=박현민 기자] 트로트의 흥행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관심을 받게 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이 과한 욕심으로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 '뽕숭아학당'을 론칭하며 동시간대 방영중인 SBS '트롯신이 떴다'와 출연자 겹치기 논란에 휘말리게 된 것. "업계의 오랜 관행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른다.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두 프로그램에는 방송인 붐이 겹치기 출연한다. 붐과 더불어 트로트가수 설운도, 김연자, 주현미, 장윤정 등도 겹치기 출연자로 거론됐으나, 주요 출연자가 아닌 단발성 출연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외곽으로 다소 밀려난 분위기다.문제는 트로트를 주축으로 한 두 예능 프로에서 붐이 차지하는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지점에서 생긴다. TV조선의 입장처럼 "콘셉트 자체가 아예 다르다"라고 밀어내기엔 불편한 지점이 존재한다. 해당 시간대 후발주자인 만큼 편성에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이유다.금번 잡음은 '미스터 트롯'을 성공시키고, 해당 출연자를 중심으로 또 다른 예능으로 확장시켜 관심을 거듭 연결시킨 TV조선으로서도 확실한 마이너스다.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도 자신들이 출연한 신규 예능이 겹치기 편성 논란에 휩싸여 방영되는 부담을 떠안았다. 이 역시도 결과적으로 마이너스다.동시간대의 다른 채널에 동일한 인물이 출연하는 것의 폐해는 고스란히 시청자가 떠안게 된다. 채널 선택권의 축소다. 어쩌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이번 일을 묵인하고 넘어가게 된다면, 언젠가 동시간대 모든 채널에 똑같은 얼굴이 출연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TV조선은 이미 채널 주도권을 잡았다. 신규 예능 편성에 이렇게 지상파까지 나서 공식적이고 적극적으로 볼멘소리를 내뱉는 것은 이러한 현실을 방증한다. 부러 작정한 편성이 아니라면, TV조선이 보여주는 작금의 행보와 대처는 변화된 상황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 아쉽고 안타깝다.박현민 기자 gato@tvreport.co.kr / 사진=TV조선,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