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남금주 기자] 20년 만에 만난 아버지가 사망한 셋째 딸의 유족 구조금을 가족들에게 양도하며 용서를 구했다.
9일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에서는 20년 만에 만난 아버지와 딸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사건 추적기 ‘탐정 24시’에서는 백호탐정단이 의뢰인의 전남편을 만나 사망한 셋째 딸의 유족 구조금 양도를 부탁했다. 비보를 접한 전남편은 갑작스러운 말들에 크게 동요하며 강경하게 나왔다. 이에 탐정단은 “딸들이 보고 싶어 한다”라면서 전남편의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전남편은 성장한 자녀들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봤고, 탐정단은 “큰 따님이 정말 대단하다. 든든하게 역할을 잘하고 있다”라며 첫째 딸과의 만남을 주선하려 했다.
탐정단은 첫째 딸에게 연락해 “아버님이 동생이 사망한 사실은 알고 계셨는데, 사인은 모르고 계셨다”라며 만나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전했고, 첫째 딸은 “절 안 보고 싶어 할까 봐 걱정했거든요”라며 눈물을 보였다. 김풍은 “엄마가 느끼는 감정과 딸이 느끼는 감정은 다를 거다”라고 했고, 유인나는 “상처를 많이 준 아빠인데도 목소리가 기뻐 보였다”라며 큰 딸의 그리움을 느꼈다.
20년 만에 아버지를 만나게 된 첫째 딸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또 안 본다고 할까봐”라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자마자 손을 맞잡고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는 “미안해. 많이 컸다”라고 용서를 구했고, 딸은 “아니야. 아빠도 못 알아보겠다”라고 했다. 아버지는 연신 미안하다고 했고, 딸은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가 “잘 안되더라. 너희들 찾아가는 것도 말이 안 되고”라고 하자 딸은 “왜 말이 안 돼. 난 계속 보고 싶어서 찾으려고 했는데”라고 했다. 아버지는 “마음속엔 너희밖에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두 사람의 만남을 보며 유인나는 눈물을 터뜨렸다.
아버지는 큰딸에 대해 “어릴 때도 내가 일 나가면 동생들을 건사했다. 그것도 내가 못 해줬으니 내가 나쁜 사람이다”라고 했다. 아버지는 딸들을 보육원에 맡기게 된 일에 대해 말했다. 아버지는 “제가 죄인이다. 엄마와 헤어지고 많이 힘들었다. 애들 데리고 쓰리룸, 투룸 가고 난 일하러 가니까 생활이 안 되더라. 고모가 보육원에 보내자고 했다. 마음이 아파서 객지라도 떠나서 돌아다녔다”고 밝혔다.
그렇게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아버지는 “다 변명이다. 내가 나쁜 놈이다. 못 찾아갔단 거는”이라며 자책했다. 큰딸이 “셋째도 아빠 보고 싶어 했다”라고 하자 아버지는 “셋째 얘기는 어떻게 말을 못하겠다. 어제 그 얘기를 들었다. 사인을 내가 어떻게 알아보려 해도 너희와 연락이 안 되니 사건 내용을 몰랐다”고 했다. 전 남자친구의 손에 참변을 당한 막내딸을 보러 갈 용기는 아직 없다는 아버지는 “내가 못나서 그런가 겁이 난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가운데 탐정단은 유족 구조금 양도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버지는 유족 구조금 위임장 “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져갈 몫이 없다고 생각한다. 애들한테 다 양도할 생각이 있다. 내가 모아놓은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를 보던 유인나는 “아빠가 갑자기 나가라고 하지 않았냐. 위임장 주기 싫어서 그런 줄 알았다”라며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탐정단은 “아버지도 알아볼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낯선 사람들이 갑자기 와서 얘기하니까 믿기지도 않고”라고 밝혔다.
아버지는 “됐다. 네 얼굴 봤으니 잠이라도 오지 싶다. 평생 그게 한이었다”라고 전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아버지가 떠난 후 큰딸은 한참을 울었다. 유인나는 “너무 딱하다”라며 “많이 아프실 때도 아무도 없고. 이 모든 게 셋째 딸이 사망한 후로 다시 찾게 됐다는 게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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