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선우용여가 뇌경색 후 달라진 삶에 대해 이야기했다.
16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퍼펙트라이프’에는 배우 선우용여(78)가 출연했다.
선우용녀는 만 19세로 데뷔한 뒤 현재까지 탤런트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1975년부터 11년간 조미료 광고 모델로 활약했고, 여성 최초 자동차 광고 모델로 나서며 연예인 최초 첫 여성 운전자가 되기도 했다.
‘연예인 최초 속도위반 결혼’에 대해 선우용여는 “10살 연상 남편과 1968년에 처음 만났다. 나는 22살, 남편은 32살 때였다”면서 “1년 후 우리 부모님께 결혼 승락 받으러 갔더니 거부했다. 남편이 그 길로 한 달 동안 집에 안 보냈고, 첫째가 생겨 임신 4개월차에 결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우용녀는 6년 전 방송 녹화 중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2016년 8월 녹화 당시 나타난 어눌한 발음 현상을 놓치지 않은 의사 덕분에 녹화 도중 응급실로 향했던 것. 그는 5년여간 투병 생활 중이던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혈압악을 끊으면서 바로 뇌경색 증상이 왔다고 밝혔다.
현재 아들과 딸은 미국에서 생활 중. 홀로 아침을 맞이한 선우용여는 빵과 크램차우더 스프로 아메리카식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바로 새 드라마 대본 연습에 돌입했다. 1인 2역은 물론, 직접 대사를 필기하며 대사를 외운 그는 “내가 연기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연기 철학을 드러냈다.
뇌경색으로 인한 마비가 완전하게 풀리지 않아 왼쪽발에 수시로 자극을 주던 선우용여는 스트레칭으로 건강 관리에 돌입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딸과 손주 이튼과 영상 통화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딸 최연제는 90년대 인기가수로 현재 미국에서 난임 치료 전문 한의사로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선우용여는 “딸이 46세에 첫 아이를 출산했다. 2번의 유산과 4번의 인공수정 끝에 임신해서 누구보다 난임의 힘겨움을 안다”며 훌륭한 딸을 자랑했다.
선우용여에게는 또 다른 딸이 있다. 바로 예능 ‘세바퀴’로 인연을 맺은 개그우먼 딸 김지선. 평소 손이 크다는 선우용여는 김지선을 위해 배추김치, 깍두기, 양배추김치 등을 만들어주며 살뜰하게 딸을 챙겼다.
선우용여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도 했다. 만 19세에 언니 때문에 연기자로 데뷔하게 되었다는 그는 “맨 처음에 탤런트 하기 싫었다. 언니가 시켰는데 원수가 됐다”면서 “시집 가면 그만두려고 했는데, 결혼과 동시에 가세가 기울어서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연기자보다 직업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가족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했던 그는 딸의 ‘옆집 엄마는 왜 집에 있어?’ 라는 딸의 말에 충격을 받고 미국 이민을 결심했다고. 이후 LA에서 미용사로 일했지만, KBS 대하 드라마 ‘역사는 흐른다’ 장미희 엄마 역으로 섭외가 들어왔고, 스무살이 된 딸의 “이제는 취미처럼 연기를 하라”는 응원에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1년 계획으로 한국에 왔지만, 선우용여를 찾는 일이 많아 돌아가지 못했다고. 그는 “당시 배우가 홈쇼핑, 시트콤, 예능을 하느냐고 괄시를 받았다. 그래서 ‘배우는 시청자들을 재밌게 해주는 사람이다. 나는 미친 짓을 하더라도 스크린 안에서만 한다’고 말했다”며 배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가족을 위해 일하며 “단 한번도 힘들다 억울하다 생각해본적 없다”는 선우용여는 “그래도 다시 태어나면 평범한 가정 주부로 살고 싶다.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권태기, 갱년기를 체감할 시간도 없던 바쁜 스케줄. 선우용여는 “퇴근 후 나한테 밥 해달라는 남편한테 ‘내가 밥이야? 왜 나만 보면 밥밥 거리냐’고 달려들었던 때가 있다. 그게 갱년기였던 거 같다”면서 “‘순풍산부인과’의 용여는 갱년기 캐릭터”라고 회상해 웃음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선우용여는 “지난해 가을을 처음 느껴봤다. 너무 바빠서 나를 돌볼 겨를이 없었다”면서 “뇌경색이 찾아온 후에야 내 건강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위한 삶을 살게 됐다. 뇌경색에 고맙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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