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욱씨남정기’에 웃음과 감동이 한 곳에 모였다. 돌아온 이요원, 윤상현이 일당백을 해내며 마법 같은 60분을 만들어냈다. 빈틈 없는 60분. 흑역사를 이어오던 JTBC 드라마를 살릴 회생작이 탄생한 듯하다.
지난 18일 첫방송된 JTBC ‘욱씨남정기'(연출 이형민, 극본 주현) 첫방송에서는 소심함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남정기(윤상현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후배에게 승진 기회를 뺏기고, 상사에게 눈칫밥을 먹어도 남정기는 참고 또 참고 또 참았다. “분쟁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주변 사람 모두가 그를 ‘소심하다’라고 손가락질해도 그는 스스로에게 “소심한 게 아니다. 대범하다. 지는 게 이기는 것, 결국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라고 합리화를 했다. 책임이라는 것은 남정기가 가장 기피하는 것. 그러던 어느날, 남정기에게 피할 수 없는 책임의 무게가 다가왔다.
남정기는 황금화학과 계약 임무를 받은 것. 남정기는 결국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이를 정면돌파하기로 결정했다. 만발의 준비를 한 남정기는 황금화학과 계약을 위해 사옥을 찾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멀쩡하던 차는 배터리가 다 닳았으며, 사고를 당할뻔한 위기도 찾아왔다. 남정기는 우여곡절 끝에 황금화학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 바로 ‘센 언니’ 옥다정(이요원 분)을 만났기 때문. 남정기는 사장 조동규(유재명 분), 후배 박현우(권현상 분) 때문에 덩달아 옥다정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긴장이 과한 탓.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남정기는 실수를 연발해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남정기가 제대로 만난 임자 옥다정은 그의 상사 김환규(손종학 분)도 당해내지 못하는 ‘센 캐릭터’. 옥다정은 자신에게 물을 끼얹는 김환규에게 똑같이 물세례를 내렸고, 김환규가 종이를 던지자 이번엔 펜을 던지며 코피까지 터뜨렸다. 을에게도 강하고 갑에게도 강한 ‘슈퍼갑’ 옥다정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기엔 남정기의 눈에 밟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아버지 남용갑(임하룡 분), 아들 남우주(최현준), 사고뭉치 동생 남봉기(황찬성 분)가 책임져야할 식구들. 남정기는 결국 용기를 내 옥다정을 다시 한번 찾았다.
옥다정 역시 남정기가 가져온 샘플을 써보고 마음이 흔들리던 상태. 하지만 남정기는 “옥다정이 남자라면 환장을 한다”라는 유언비어를 듣고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렸다. 남정기는 옥다정 앞에서 옷을 벗었고 마지막 기회까지 날려버렸다.
어이없게 기회를 날린 남정기. 그는 자신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서글픈 눈물이 안방 극장에 짠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스스로 물러날 줄도 알아야하지 않느냐”는 사장 조동규의 압박에도 이를 꽉 깨문 남정기. 그가 앞으로 보여줄 활약이 어떤 재미와 감동을 안길 지 궁금증이 모이고 있다.
‘욱씨남정기’는 60분 동안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탄탄한 작품성에도 흥행에는 아쉽게 실패한 JTBC 드라마. 이 흑역사를 끊어줄 기대작이 탄생했다. 타 드라마와 비교를 해도 절대 밀리지 않을 작품 ‘욱씨남정기’가 JTBC에 불어넣을 활기.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JTBC ‘욱씨남정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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