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예나 기자] 예능인 전현무와 라디오 DJ 전현무는 달랐다. 분명 둘 다 전현무가 맞지만, 인간 전현무에 더 가까운 건 ‘무디’였다. 그래서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았다. 당사자도, 무디를 사랑했던 이들도. 하지만 모두가 안다. 무디는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일뿐,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라는 걸.
지난 10일 방송된 MBC ‘나혼자산다’에서 전현무는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2년 9개월 동안 진행했던 MBC 라디오 ‘굿모닝 FM데이트 전현무입니다’에서 하차하는 모습을 공개했기 때문.
전현무는 무디(전현무 디제이)를 내려놓는 걸 유독 힘겨워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컨디션 난조를 겪으면서까지 무디를 유지하고 싶었다. 그래서 목 통증에도 불구, 오랜시간 망설이며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전현무는 본인의 욕심보다 청취자들을 위해 무디를 그만뒀다. 전현무는 “방송은 다른 걸로 대체할 수 있는 게 많다. 자막도 있고, 편집도 있고, 다른 분들도 있다. 하지만 라디오는 오직 목소리다. 그런데 목소리가 상하면, 라디오는 할 수 없다”며 그만 둔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 생방송을 위해 전현무는 아침 일찍부터 목관리에 나섰다. 각종 약을 썼지만, 아픈 목은 쉽게 말을 듣지 않았다. 가라앉은 기분도 최대한 끌어올리려 애썼다.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으면서 울컥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하지만 전현무는 결국 문자메시지를 읽다가 눈물을 터뜨렸다. 바로 자신의 어머니에게 받은 메시지였다. 전현무의 어머니는 “라디오는 무심한 아들을 만날 수 있던 시간이었다”며 전현무 하차에 유독 아쉬워했다.
전현무는 어머니의 진심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고 후회했다. 눈물은 걷잡을 수 없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어머니는 외면했던 것에 반성했다. “죄송하다”를 반복해 토해내면서도 전현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결국 광고를 내보냈고, 그 사이 전현무는 간신히 눈물을 멈췄다.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과 청취자들의 사연을 통해 전현무는 진정할 수 있었다. 동료들의 격려와 선물을 받은 전현무는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이제 아침 출근길을 활기차게 채워주던 무디는 없다. 하지만 무디와 청취자의 영원한 작별도 없다. 목 컨디션을 회복하고 다시 돌아올 무디를 위해 청취자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을 테니.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MBC ‘나혼자 산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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