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어느덧 네 번째 작품으로 호흡을 맞추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영화 ‘기생충’ 개봉을 앞두고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찾았다. 찰떡같은 이들의 대화 호흡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6일 방송된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17년 영화 ‘옥자’ 개봉을 앞두고 ‘배캠’을 찾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던 바. 당시 봉준호 감독은 “다음 영화를 들고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오늘 현실이 됐다. 이와 반대로 송강호는 데뷔이래 처음으로 라디오에 출연한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사실 15년 전 즈음 라디오에 한 번 출연한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난다”고 털어놨고, 이에 배철수는 “그럼 오늘을 처음이라고 하자”며 “영광”이라고 환영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 대해 “스토리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출연하는 배우들이 화려하다보니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면서도 “제목 때문에 기생충이 나오는 공상 과학물로 영화를 오해하실까봐 잘 설명하고 말씀드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오는 30일 개봉을 앞뒀다. 제작진을 비롯한 몇몇 외에 아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 스태프들과 기술 시사로 영화를 봤다는 송강호는 “처음 볼 때는 긴장해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데, ‘기생충’은 특별했다. 내가 좋아하고 웃으면서 봤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자유로우면서 신나게 봤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기생충’으로 네 번째 호흡을 맞추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봉 감독은 “준비할 때부터 송강호와 상의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 송강호와 최우식은 이미 정해진 상황이었다. 작품마다 그런 경우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강호는 “그랬느냐”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농담 또한 두 사람의 친분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특히 송강호를 두고 많은 이들은 ‘봉준호의 페르소나’라고 할 정도.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이 내게 형님이라고 하지만 두 살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친구 같으면서도 가족 같다. 그보다도 예술가로서, 존경할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 20년 세월 동안 많이 영향을 받았고, 놀라기도 했다. 일각에서 나를 두고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하는데, 과분한 칭찬이다. 내게 그 정도의 능력이 있나 싶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이라는 직업을 하면서 의지할 곳이 많지 않은데, 송강호에게 많이 의지했다. 내가 폐쇄적인데, 송강호는 내가 만드는 기이한 스토리가 바깥세상과 만나게 해주는 매개체”라며 서로를 칭찬했다.
1989년에 연극을 시작해 영화판에 발을 들인 송강호는 쭉 영화 작업만 해 온 배우로 유명하다. 어느덧 30년 째 연기 생활 중이지만 드라마에는 출연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상황. 이에 대해 송강호는 “드라마를 특별히 하지 않는 이유는 없다. 영화에 주로 하다보니까 시간이 맞지 않았다. 많은 일을 동시에 하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작품을 함께 한 만큼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 TMI 대방출 시간도 가졌다. 봉준호 감독은 머리가 커서 군 입대 직후 헬멧이 맞지 않았다고 털어놨고, 송강호의 하와이 팬까지 기억하는 등 세밀한 기억력을 자랑했다. 송강호는 영화 ‘살인의 추억’ 중 한 장면인 노래하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박자를 잘 못 맞춘다”고 고백했고, 이에 봉 감독은 “함께 여러번 노래방에 가봤다. 송강호의 박자와 음정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등의 반응을 보여 큰 웃음을 선사했다.
‘기생충’ 홍보를 위해 나왔지만, 영화에 대해 크게 알려진 게 없다보니 이렇다 할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는 두 사람. 봉준호 감독은 방송 말미 “영화가 웃기고 슬픈데, 동시대의 이야기다. 현시대의 이야기를 배우들이 잘 표현해준다. 배우들만 봐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기생충’을 봐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30일 개봉되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봉준호, 송강호), 영화 ‘기생충’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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