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손효정 기자]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널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황진영 극본, 김진만, 진창규 연출,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작) 16회에서 길동(윤균상)이 오랫동안 숨겨둔 진심을 꺼내며 가령(채수빈)과의 관계를 급발전시켰다.
이 드라마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달달한 기운은 그간 수많은 시청자가 간절히 바라고 기다렸던 것이다. 길동이 공화(이하늬)를 좋아하는 줄 알면서도 지치는 법 없이 길동만을 바라본 가령과 그런 가령을 묵묵히 지켜주는 길동의 사랑이 이뤄지기를 수많은 시청자가 응원했다. 이날 방송은 그 간절함을 모두 충족시킬 만큼 충분히 달달했다.
“나는 오라버니 좋아해요.” 떨리지만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고백하는 가령에게 길동은 “너는 나한테 여자 아니야”라며 모질게 굴었다. 야속한 길동에게 상처를 입고 집을 나섰지만 멀리 가지도 못하고 문밖에 쪼그리고 앉은 가령을 향해 길동은 “내가 좋아? 내가 뭔지나 알고 좋아? 가령아, 나는 건달이야. 그러니 너는 건달 여자로 살지 말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야지”라며 자신에게 수없이 되뇌었을 말을 가령에게 내뱉었다.
가령을 건달의 여자로 만들고 싶지 않아 자신의 마음을 애써 누른 길동이 진심을 쏟아내고는 눈물로 입을 맞추다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해버린 사람처럼 놀라 입을 떼는 모습은 서툴러서 더 순수한 그의 마음을 보여줬다.
오래 숨긴 사랑만큼 둘은 마음껏 닭살 행각을 벌였다.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떨어지기 싫어 서로의 방을 오갈 때나, 길동이 잠든 가령을 옆에 두고 꼴딱 밤을 새울 때 시청자는 엄마 미소를 지으며 둘의 사랑을 지켜봤다.
“길동-가령 커플을 보는 맛이 쏠쏠하다”, “익화리 큰어르신 길동이 아버지 아모개를 닮아 달달하다”, “아모개와 금옥처럼 빨리 길동과 가령도 결혼해서 알콩달콩 살았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음은 물론, 키스신 방송 직후 채수빈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언제까지 갈 수 있을까? 앞서 길동을 원수로 여기는 모리(김정현)가 가령이 길동의 여자임을 알아챈 데다 홍길동 사단이라면 이를 가는 충원군(김정태)이 재기에 성공했기에 이들의 행복이 더욱 불안하다. 두 사람의 앞날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MBC ‘역적’에서 펼쳐진다.
손효정 기자 shj2012@tvreport.co.kr/ 사진제공=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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