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녹두꽃’ 조정석 윤시윤 형제가 결국 총구를 겨누게 됐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정현민 극본, 신경수 김승호 연출)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얼자로 태어나 이름 대신 거시기로 불리며 살던 형 백이강(조정석)은 새 희망을 찾아 농민군 의병대로, 조선의 개화를 꿈꾸던 동생 백이현(윤시윤)은 좌절과 마주하며 토벌대로 갈라졌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갈라져버린 형제는 각자 다른 이유로, 목숨을 내걸었다. 그렇게 형제는 각자 자신의 운명과 마주했고, 결국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상황에 놓였다. 5월 24일 방송된 ‘녹두꽃’ 17~18회에서는 이 같은 형제의 잔혹한 운명이 처절하게 펼쳐지며 안방극장을 발칵 뒤집었다.
이날 백이강은 다른 곳이 전투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최경선(민성욱) 대신 별동대 대장이 됐다. 묵직한 책임감과 부담감에 휩싸인 백이강에게 전봉준(최무성)은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한 폐정개혁안을 보여주며, 더 힘낼 수 있도록 격려했다. 백이강은 자신을 향한 송자인(한예리)의 마음을 알고도, 자신의 마음 역시 그녀를 향해 있음에도 애써 밀어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의병이기에, 그럼에도 새 세상과 희망을 위해 계속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백이현은 치열한 복수를 이어갔다. 그토록 믿었던 스승이지만, 자신에게 칼날 같은 배신을 한 황석주(최원영)을 전쟁터로 이끈 것. 황석주는 백이현이 이 전쟁터에서 자신을 죽일 것이라 확신했다. 실제로 백이현에게 기회가 왔다. 동학농민군과 싸우는 황석주에게 총을 쏠 순간이 찾아온 것. 하지만 백이현은 망설였다. 피도 눈물도 없다며 백이현을 비난하던 황석주는 어느새 자신도 겁에 질려 사람을 죽이게 됐다. 전쟁터의 참혹함을 온몸으로 느낀 것이다.
이렇게 갈라져 버린 형제의 운명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게 됐다. 백이현이 밤마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동학농민군 의병대를 총으로 죽인 것. 의병대는 정체 모를 명사수를 두고 “도채비(도깨비)”라 부르며 겁에 떨었다. 백이현은 작은 불빛에도 귀신 같이 총구를 겨눴고, 명중했다. 그렇게 의병대들은 계속 목숨을 잃었고, 별동대 대장이 된 백이강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결국 백이강은 “도채비 잡으러 가자”고 외치며 다짐했다. 자신이 잡겠다는 도채비가 그토록 아끼던 동생 백이현인 줄도 모른 채. 백이현 역시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주저앉았다. 결연한 형 백이강과 절박한 동생 백이현. 형제의 처절한 눈빛이 엇갈리며 이날 방송이 마무리됐다.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걱정했던 백이강, 백이현 형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게 됐다. 좌절로 얼룩진 시대가 형제를 이토록 잔혹한 운명에 내던진 것이다. 서로를 위하던 형제의 마음을, 형제의 슬픈 삶을 줄곧 지켜본 시청자들은 이 잔혹한 운명이 가슴 아플 수밖에 없었다. 조정석, 윤시윤 두 배우는 깊은 연기와 집중력, 완급조절로 시청자가 감정을 이입하고 몰입하게 했다.
각자 다른 이유로 모든 것을 내던진 형제. 반대 방향에서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게 된 형제. 형제의 운명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어떤 처절함으로 시청자 가슴을 두드릴까. 회를 거듭할수록 잔혹해지는 형제의 운명이 궁금하고 또 궁금하다.
‘녹두꽃’ 19~20회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SBS ‘녹두꽃’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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