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바람이 분다’ 감우성이 사라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여전히 김하늘만을 채우고 있었다.
지난 1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는 이별 후 5년이 지난 도훈(감우성) 수진(김하늘)의 달라진 일상이 그려졌다. 알츠하이머를 숨기고 홀로 남겨지기를 선택한 도훈. 기억은 사라져도 수진을 향한 마음만큼은 잃지 않았다.
도훈의 일상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간병인과 지내고 있는 도훈의 집 곳곳에는 주의사항 메모지와 할 일, 설명들이 붙어있었다.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증세는 심해졌지만, 도훈은 수진과 딸 아람만은 잊지 않았다. 수진이 자신의 병을 알게 될까 몰아치는 그리움에도 두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고 마음을 다잡아왔다. 하지만 도훈의 절절한 그리움은 정신을 놓을 때 찾아왔다. 자신도 모르게 아람의 유치원 입학식으로 향하던 도훈, 수진과 아람을 운명적으로 마주쳤지만, 갑자기 찾아온 증세는 애타게 그리워하던 사람마저 알아보지 못하게 했다.
5년의 시간 동안 도훈은 혼자였지만 마음은 수진, 아람을 향해있었다. 정신을 놓치는 증세는 점점 잦아졌고, 회복 시간도 길어졌다. 일상생활도 어려워진 도훈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해야 한 달. 그럼에도 수진과의 약속을 기억하며 딸을 위해 초콜릿을 만들고 있었다. 잃어가는 기억 속에 도훈에게 남은 것은 수진과 아람뿐이었던 것.
수진의 곁에는 다정하고 헌신적인 경훈(김영재)이 있었지만, 수진은 그 마음을 받아줄 수 없었다. 아람이만이 수진 삶의 전부였다. 도훈의 사정을 모르는 수진이었지만 눈앞의 경훈보다 갑자기 나타난 도훈이 신경 쓰였다. 분명 자신을 봤음에도 알아보지 못하는 도훈에게서 의아함을 느끼는 수진이었다.
도훈은 항서와 낚시를 다녀오던 길에 초콜릿 공방을 들렀다. 마침 수진과 아람도 경훈과 함께 캠핑 가는 길에 카페에 들른 참이었다. 도훈과 수진은 아슬아슬하게 마주치지 못했지만, 진열대에서 물끄러미 초콜릿을 바라보는 아람과 도훈이 만났다. “아람아 안녕”이라고 말을 건넨 도훈은 따뜻하고 아련한 미소를 보이며 뭉클함을 안겼다.
알츠하이머 병세가 깊어진 도훈의 현실은 안타까웠다. 소중했던 기억을 잃어가고 자신조차 놓치는 고통 속에서도 수진과 아람을 향하는 도훈의 절절한 마음과 외로움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도훈은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초콜릿을 만들고 있었고, 증세가 나타날 때에도 수진이 좋아했던 연어 초밥을 샀다. “선을 넘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다그치면서도 DNA에 새겨진 것처럼 수진과 아람을 향해 걷는 도훈의 길은 외롭고 애틋했다. 선을 넘지 않으려던 도훈이 아람과 마주친 후 나눈 인사는 그저 ‘안녕’일 뿐인데도 도훈의 감정을 빼곡히 담아내며 가슴에 사무쳤다.
드디어 아람과 마주한 도훈. 수진과의 인연이 어떻게 다시 이어질지 시청자를 궁금케 했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JTBC ‘바람이 분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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