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봉준호 감독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3일 방송된 MBC ‘MBC 스페셜’은 칸의 거장 봉준호 특집으로 꾸려졌다.
이날 방송은 2013년 영화 ‘설국열차’ 개봉 당시 방송된 ‘MBC 스페셜’을 토대로 봉준호 감독 인생 전반을 다뤘다.
봉준호는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이래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 등을 통해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으로 자리했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 영예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어렸을 때 TV에서 해주는 외국 영화들을 엄청 많이 봤다. 병적으로 집착적으로 봤다. 주말의 명화, 명화극장, AFKN에서 금요일 밤마다 야한 영화나 폭력적인 영화 많이 했거든”이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아르바이트를 정말 많이 했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재능을 살려 연세대학교 학보에 만화와 만평을 싣기도 했다. 방송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직접 그린 학보사 만화, 만평이 공개됐다.
또 봉준호 감독은 “대학교 때 영화 동아리 할 때 카메라가 너무 갖고 싶어서, 6개월 정도 학교 매점에서 도넛을 팔아서 아르바이트를 사서 비디오카메라를 산 적 있는데 그 카메라를 껴안고 잔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내가 찍은 결혼식 테이프 갖고 계신 분도 계실 거다. 내가 찍고 편집했다. 잘 찍었다. 신부 엄마 울 땐 딱 클로즈업하고. 우는 하객들 찍고. 신랑의 과거 여자 친구 같아 보이는 사람 괜히 또 가까이 가서 찍고”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1995년 결혼해서 ‘살인의 추억’ 찍을 때까지 힘들었다. 아내에게 1년치 생활비 모아놓은 건 있으니까. 1년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대학 친구들이 집에 쌀도 갖다줄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무명시절 ‘백색인’, ‘지리멸렬’을 시작으로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맺은 김뢰하와 얽힌 사연도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과를 다니지 않았고, 단편 영화도 연출한 경험이 없었다. 친구에게 부탁해 김뢰하라는 배우 추천을 받았다”라면서 “워낙 없는 돈으로 찍다 보니까 아버지가 갖고 있는 상품권을 빼서 출연료로 드렸다”라고 전했다.
김뢰하는 “봉준호 감독을 홍대 앞에서 만났다. 경력 없는 배우인데, 그쪽도 경력 없는 처지라서 마음이 맞았나 보다. (상품권으로) 결국에 와이셔츠 산 것으로 기억한다. 디테일하다. 그걸 아직도 기억하네”라고 감탄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MBC ‘MBC 스페셜’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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