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가영 기자] ‘해치’ 정일우가 진정한 왕으로 거듭났다.
3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해치’에서는 마지막으로 대치하는 밀풍군 이탄(정문성), 영조(정일우)의 모습이 그려졌다. 밀풍군은 칼을 들고 궐로 들어와 난동을 부렸다.
밀풍군 이탄은 영조를 향해 “나는 어좌에 앉을 거다. 내가 왕이다”면서 “아직도 잘 몰겠다. 왜 내가 아니라 너인지. 왜 나는 가질 수 없는데 너는 다 가질 수 있는 건지”라고 소리쳤다. 이 말에 영조는 “왜 스스로 궐에 들어온 것이냐. 도주할 수 있었으면서”라고 물었다.
밀풍군은 “왕으로 죽으려고. 마지막까지 왕 답게, 당당하게 죽으려고. 왕은 그래야하니까”라고 대답했다.
영조는 그런 밀풍군을 바라보며 “두렵구나. 그럼에도 왕으로 당당히. 더 두려운 선택, 더 힘든 선택. 네가 처음부터 그걸 할 수 있었다면 어쩌면 어좌는 네 것이 되었을지도. 허나 너는 늦었고 틀렸다. 너무 오랫동안 용서받을 수 없는 악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때 밀풍군은 “네 손에 안 죽는다”며 영조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영조를 찌르는 것이 아닌,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눴다. 결국 자결한 것. 밀풍군은 “네가 이겼다. 내가 졌다. 마지막은 왕으로”라고 말했다.
한편 역모를 품던 위병주(한상진), 이인좌(고주원)의 처형이 이어졌다. 이인좌는 죽음 앞에 발악하는 위병주에게 “대의를 품었던 만큼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해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병주는 “당당? 죽는데 그런 게 어디 있느냐”고 소리쳤다.
박문수(권율)는 위병주에게 “한정석(이필모) 형님이 손을 내밀었을 때 당신이 짐승이 아닌 인간의 길을 택했다면 오늘 이 반대편에 서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병주는 “그렇다. 하지만 명심해라. 너라고 다를 것 같냐. 너도 언젠가는 여기, 나처럼 형장에서 꿇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말에 박문수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난 당신처럼 벌벌 떨지는 않을 거다. 후회는 없을 테니까”라고 전했다.
이날 밤, 여지(고아라)는 영조를 찾았다. 영조는 “두렵다. 누군가는 벌하고 누군가는 죽여야하는. 그때마다 내가 물었다. 틀리지 않을 수 있을지. 다시 한번 나에게 왕의 자격이 있을 지”라고 울먹였다.
여지는 “그것을 묻고 계신 것만으로도 군왕의 자격이 있으신 것이다. 때로는 그릇된 결정을 하실 거다. 하지만 전하는 같은 질문을 쉼없이 할 것이니 언제고 다시 옳은 길을 찾아오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전하를 믿고 따르는 이유다. 그것이 제가 전하를 연모하는 까닭이다”라고 말했고 영조는 그런 여지를 안았다.
영조는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저자로 나와 백성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로 한 것. 달문(박훈)은 “궐의 왕이 거리의 왕까지 되려하는 것이냐”고 웃었다.
영조는 직접 백성을 말아 얘기를 들었다. 백성들은 “저희는 농사만 짓는 무지랭이다. 하지만 알 건 다 안다. 나라에 양역을 바치는 게 저희인데 저희가 모르면 누가 알겠느냐”고 호소했다. 영조는 “만백성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신분을 막론한 누구라도 좋다. 기탄 없이 너희들의 고충을 모두 말해봐라”고 귀를 기울였다. 백성들의 이야기에 “유념하겠다”고 말한 영조는 백성들에게 위로를 안겼다.
특히 영조는 양반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뜻에 반박하는 대신에게 “백성이 없다면 나라가 어찌 있을 수 있냐. 왕과 중신이라면 누구보다 백성을 등에 업고 품에 안아야하는 것이 아니냐. 하여 과인은 백성들 하나 하나 모두의 의견을 들을 것이니 이제 이곳에 모인 자들 중에 균역에 찬성하는 자들은 남문으로, 반대는 자들은 북문으로 가라. 많은 자들의 뜻을 듣겠다. 이제 모두는 각자의 뜻을 밝혀라”고 말했고 백성들은 환호했다.
이후 영조는 민진헌(이경영)을 찾았다. 민진헌은 “전하께서도 지치고 실망할 날이 올 지도 모른다. 뒤로 물러설 날이. 다만 저는 그 날이 아주 천천히, 아주 늦게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전하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전하께서는 혼자가 아니기 때문. 같은 꿈을 꾸는 벗들이 있으시니까요”라며 깊은 절을 했다.
그의 말처럼 박문수는 암행어사가 되어 탐행오리를 처단했다. 달문 역시 영조를 돕는 든든한 아군이 됐다.
영조는 이후 여지를 만났다. 영조는 여지의 손을 잡았다. 이날 역시 민심을 살핀 영조는 “이 길에서 쉽게 지치지도 실망하지 않기를. 삶이란, 정치란 그렇게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기에”라고 웃었다.
김가영 기자 kky1209@tvreport.co.kr/ 사진=’해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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