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조혜련 기자] ‘그냥 사랑하는 사이’ 이기우가 상처를 드러냈다.
1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류보라 극본, 김진원 연출, 이하 ‘그사이’)에서는 그동안 어른 남자의 사려 깊은 배려를 보여줬던 서주원(이기우)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러났다.
이날 방송에서 주원은 유택(태인호)의 부름에 어머니(남기애)와 함께 청유건설로 향했다. 유택은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줄 거 주고 우리 사이 정리하자”며 주원과 주원 모친을 모욕했다. 참을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나온 주원은 집에서 나오겠다는 어머니에게 “치욕스러운 거 잠깐”이라며 청유건설 경영권 승계를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냉정한 주원의 생각과 달리 주원 어머니는 정회장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진심과 마주한 주원의 충격은 컸다. 괴로움에 술을 마시고 유진(강한나 분)을 찾아갔다 유진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돌아온 주원은 그대로 앓아누웠다. 타인을 향해 세웠던 가시가 자신도 상처를 입혔던 것.
출근도 못한 주원이 걱정된 문수는 죽을 사들고 집을 찾았다. 고급스러운 오피스텔이었지만 집 안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휑한 집 안에는 가구라곤 아무것도 없었고 암막 커튼으로 창을 가려 빛도 들지 않았다. 퀭한 얼굴로 문수를 맞이한 주원은 수면제 약기운에 취해 말끔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냉장고 안의 반찬은 상해가고 있었고 종류를 알 수 없는 약병들이 가득했다. 기력을 차린 주원이 거실로 나왔을 때 문수가 정리해둔 깨끗한 냉장고와 죽이 보였다. 문수가 떠난 후 거실로 나온 주원은 문수가 열어둔 암막 커튼 사이로 아름답게 펼쳐진 전망을 발견했다. 창밖을 한참 바라보던 주원은 다시 힘을 얻어 현장으로 돌아왔다.
다정하고 사려 깊었던 주원의 아픔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주원 역시 사고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해자였던 것. 사고 책임을 뒤집어쓰고 죽은 아버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 사람이 소화하기 힘든 정도의 빼곡한 스케줄로 자신을 혹사시켰다.
건축가이면서도 집안에 사람의 온기와 빛조차 허락하지 않는 주원은 외로움을 자처했다. 타인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주원의 불안은 불면증으로 드러났다. 주원을 보자마자 “허우대만 멀쩡했지 네놈도 상태가 안 좋아”라고 한눈에 알아본 할멈(나문희)의 표현대로 타인에게 너그러웠던 겉모습 안에 숨겨놓은 주원의 상처는 더 아프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상처 입은 사람들의 끈끈한 연대는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주원의 상처를 알아보고 손길을 내민 이들은 같은 아픔을 가진 강두와 문수였다. 문수는 주원의 외로움은 그냥 두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강두가 주원을 도왔다. 현장 소장의 지시로 공사 일정에 차질을 빚자 임의로 인부들을 들여보내고, 자재 수급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일부터 바로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배수관으로 떨어지려는 주원을 구하고 대신 다친 사람도 강두였다.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그들의 ‘사이’에 그렇게 유대감이 싹텄다.
한편 강두와 문수는 점점 더 가까워지며 풋풋한 설렘을 자아냈지만 트라우마도 더욱 깊어지며 긴장감을 더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조혜련 기자 kuming@tvreport.co.kr/ 사진=JTBC ‘그사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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