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수정 기자] ‘이리와 안아줘’ 허준호가 분노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극본 이아람 / 연출 최준배 / 제작 이매진아시아, 컴퍼니 칭) 17-18회에서는 형 윤현무(김경남 분)의 칼에 찔려 생사의 고비를 넘게 되는 채도진(장기용 분, 어린 시절 이름 윤나무)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재이(진기주 분, 어린 시절 이름 길낙원)의 집에 침입한 현무는 그녀를 찾아 죽이려고 했고, 도진은 재이를 보호하기 위해 그런 그를 막아 섰다. 현무는 “나도 피해자야.. 네가 그날 아버지 신고만 안 했어도 우리 집 이렇게까지 개 박살나진 않았어”라며 비웃었다. 도진은 현무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아버지는 그냥 살인자야.. 아버지니까 더 용서가 안 되는 거라고.. 아버지는 우리를 단 한 번도 지켜준 적 없어”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형은 우리 포기했어도 우린 단 한번도 형 포기한 적 없어”라는 도진의 진실 어린 목소리에 흔들린 현무였지만, 그 순간 도진을 찾는 재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진은 문을 열고 달려 나가려는 현무를 막아 섰고, 이들 형제는 몸싸움을 벌이게 됐다.
현무가 재이와 도진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품고 복수를 하는 것은 모두 윤희재(허준호 분) 때문이었다. 희재가 “넌 네 동생 절대 못 이긴다”며 늘 도진과 비교해왔던 것.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던 현무의 애정결핍은 시간이 흐르면서 도진에 대한 열등감이 됐고, 이는 아버지를 신고한 동생과 재이를 향한 분노로 발전하게 됐다.
잠시 갈등하던 현무는 실수로 도진의 몸에 칼을 꽂게 됐고, 도진이 피를 흘리고 쓰러지자 당황해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벌어진 차고 안으로 들어온 재이는 피를 흘리고 쓰러진 도진을 발견하게 됐다. 살인사건의 트라우마로 피만 보면 기절을 했던 재이였지만 도진을 구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견디며 신고를 했다.
재이의 앞에 의문의 남자가 등장했다. 그가 기절한 도진과 정신을 못 차리는 재이에게 다가서려던 순간, 다행히도 재이가 신고한 구급차가 도착했다. 어머니인 채옥희(서정연 분)와 동생 채소진(최리 분)이 병원에 도착했고, 재이는 도진의 상태를 말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이 모습을 찍은 존재는 바로 재이의 집에 나타났던 의문의 남자였다.
현무는 죄책감에 힘들어하며 집으로 찾아갔다. 그곳에서 소진과 마주한 현무는 자신을 원망하는 소진에게 도진의 안부를 물었다. 도진의 생사를 확인한 현무는 또 다시 자취를 감췄다. 현무 앞에 나타난 사람은 의문의 남자였다. 의문의 남자는 현무 대신 지나가던 행인을 가격한 뒤 현무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아버지한테 형 말씀 들었거든요. 아주 나약한 인간이라고. 형은 아들 자격이 전혀 없다고”라고 웃었다.
희재로 인해 도진과 재이뿐 아니라 현무까지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옥희는 그를 찾아가 “이제 네 새끼가 아니라 내 새끼들이다. 내 새끼들 두 번 다시 괴롭히지 마라”라고 분노했다. 희재는 옥희가 과거 자신의 범행을 보고도 바로 신고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여전히 너는 내 여자라고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병실로 들어와 도진의 간호를 하던 옥희는 도진이 깨어나자 두 형제 모두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고백했다. 도진은 그런 옥희에게 “엄마한테 저도 짐이에요. 평생”이라고 처연하게 말했다. 도진의 말에 고개를 저은 옥희는 “짐이 아니라 선물이다. 우리 나무가 엄마 인생에서 제일로 큰 선물이다”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희영이 방송을 통해 현무를 용의자로 지목하며 도진과 재이의 과거와 관계 등을 모두 폭로한 뒤 윤희재를 조롱했다. 희재는 분노했다. 희재는 감옥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그를 확인하러 온 교도관의 목을 조르면서 광분했다. 희재는 “12년이나.. 12년을 참았어”라며 소름 끼치는 악마의 본성을 드러냈다.
그 시각 재이는 도진을 찾아와 “나는 조금만 더 행복해지고 싶어. 아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고 싶어. 그러니까 나무야 우리 조금만 쉬자. 남들이 뭐라 든 우리 서로 그만 미안해하고 조금만 괜찮은 척 하자”고 애절하게 말해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교도소 안에서 온화한 가면으로 추악한 살인마의 본성을 숨기고 있던 윤희재의 광기가 폭발하면서 위기와 긴장감이 최고조로 향하고 있다. 박희영의 보도로 잠잠한 줄만 알았던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치달은 것이다.
이와 같은 ‘이리와 안아줘’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배우들의 열연은 숨이 멎을 것 같은 몰입도를 선사했다. 허준호는 숨겨놓은 이빨을 드러내면서 순식간에 공포감을 형성해 나갔다. 현무로 분한 김경남의 애처로운 연기는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으며,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세상 그 누구보다 끈끈한 엄마와 아들을 연기한 서정연과 장기용의 눈물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연출 또한 ‘이리와 안아줘’의 긴장감을 높인 일등공신 중 하나였다. 희재와 옥희의 독대 장면에서 희재의 얼굴을 푸른빛과 붉은빛의 조명을 비추며 선과 악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처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리와 안아줘’는 울컥하는 감동과 애틋한 러브스토리, 그리고 좀처럼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스릴러의 묘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안방극장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이리와 안아줘’ 18회는 전국 기준 동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MBC ‘이리와 안아줘’ 방송 화면 캡처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