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김은정 기자] 오은영이 가장 심각한 부부로 꼽은 이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18일 오후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결혼 4년 차 부부 안주영(35)-김수연(37)이 출연했다.
이날 부부는 신혼부부 같은 커플템으로 애정을 표현했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이들 부부의 문제는 성실한 남편과 게으른 아내, 즉 개미와 베짱이 부부(베개부부)였던 것.
남편이 빨래, 청소, 설거지 등 모든 집안일을 전담했고, 운동, 책모임, 동대표 등 외부 활동으로 바빠 자주 집을 비웠다. 반면 아내는 집에서 무력하게 거의 누워있기만 했고, 집안일 하는 남편에게 이것저것 부탁하며 잔소리까지 퍼부었다.
또 아내는 남편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거나, 수시로 전화했다. 그러나 남편은 단답형의 답장을 하거나 전화를 무시하며 지치고 귀찮은 기색을 드러냈다. 아내의 문자 양에는 소유진도 놀랐을 정도.
아내의 외모에 반해 먼저 따라다녔다는 남편은 종교활동 중 아내와 만나 같은 방향성에 공감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내가 좋아하는 걸 맞춰주다 보니 사랑을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권태기 같다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들과 같이 결혼 4년 이전에 이혼하는 신혼부부의 비율이 18%가 넘는다고. 아내는 “남편이 연애 시절부터 다정다감했다. 나는 거슬리는 상황을 못참는 성격인데, 게으르다”면서 자신의 무기력함에 대해 “결혼 전 직장에서 동료랑 관계가 많이 안 좋았다. 다른 동료들이 태도가 변하며 상처를 받아 인간 관계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지금까지의 부부 중 오늘이 제일 심각하다”면서 “둘이 집에 함께 있을 때 문제가 많다. 집이라는 공간을 공유할 뿐 둘이 함께하는 게 하나도 없다. 부부가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없어진다.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대의명분이 중요한 사람이다. 아마 아내를 좋아했던 거는 착각일 수도 있다. 아내는 다른 사람을 위해 마음과 에너지, 시간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오은영은 부부 대화의 독특한 특성에 주목했다. 양이 많고, 띄어쓰기도 안하는 아내의 메시지. 이에 오 박사는 “받는 사람이 부담스럽다. 사랑한다면 내 마음 반, 상대 마음 반이 들어와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궁금한 것만 얘기한다”면서 “자웅동체도 아니고 샴쌍둥이도 아닌데 내가 배고픈 걸 왜 남편한데 묻냐”고 대화법의 문제를 꼬집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남편이 “한달간 금주하겠다”고 약속한 뒤 아내와 근처 시장으로 외출한 주말. 이것저것 먹고 싶다는 남편의 요구에 아내는 “안된다”고 반대했다. 결국 7천원 짜리 닭강정 구매를 간신히 허락 받은 남편은 “잠깐만”이라며 자리를 비웠고, 혼자 남은 아내는 안절부절하며 어린아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돈을 벌기 싫어서 안 쓴다”는 아내는 1년 간 소비 금액이 0원에 가깝다고. 닭강정을 먹는 동안 아내는 남편에게 자리를 비운 서운함을 쏟아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오은영은 표정을 굳혔다. 알고보니 남편은 아내와 맛있는 고기를 먹고 싶어 한우를 몰래 사왔던 것. 부부 싸움 후 남편은 친구들과 만나 “다시 태어나면 결혼 안 하고 살 거”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늦은 밤 집에 돌아온 남편은 “톡 답장이 감정 노동 같고 좀 지친다.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싶다. 사랑을 증명해야 하나? 사랑을 연기해야 하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충격을 받은 아내는 “나 같은 사람은 혼자 살았어야 한다. 너무 기생충 마냥 다 해주길 바라고 있고…”라면서 냉랭한 남편을 보며 아파했다.
오은영은 “궁핍한 부부의 모습 같다. 아내는 닭강정의 가치가 아닌 측정 불가한 행복을 모른다”며 “남편이 오래 자리비운 것 같지 않은데, 당신은 어린아이 입니까? 망원시장에서 아내는 영유아다. 성인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무언가 불편하면 타인의 의도를 의심한다. ‘저 사람이 나를 나쁘게 대했다. 속였다.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깊은 인간관계가 없었을 거”라며 “본인 결핍으로부터 시작된 의심을 부모에게 절대적 사랑을 요구하듯 한다면 남편이 어떻게 버티겠냐”고 지적했다. 더불어 “남편은 지나치게 허용적”이라며 밸런스 조절을 통해 슬기로운 부부 생활을 하라고 조언했다.
김은정 기자 ekim@tvreport.co.kr / 사진=방송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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