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불과 2, 3년 전만 해도 안방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힐링’이었다.
스타들이 소소하게 밥을 지어 먹고, 식당을 운영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료한 일상을 공개하는데 대중들은 열광했고, 이는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그러나 양산형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데 대한 반작용과, ‘짧지만 강렬하게’를 추구하는 숏폼 시대의 도래로 안방은 대 격변을 맞았다. 힐링이 떠나고 다시 ‘자극의 시대’가 왔다. 여행, 육아 예능의 인기가 저물고 연애 예능이 붐이 인 것도 같은 맥락.
그런 면에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은 현 트렌드에 가장 충실한 예능으로 실제 부부의 사연을 전하며 자극의 끝을 보여주는 중이다.
반면 KBS 2TV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프라임 시간대에 편성되고도 MSG 없는 청정 드라마를 표방하다 부진의 늪에 빠졌다.
↑’결혼지옥’ 피로도와 시청률의 반비례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은 국민멘토로 거듭난 오은영 박사를 전면에 내세운 리얼 토크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매 방송마다’결혼지옥’이란 제목에 걸 맞는 파격 스토리로 충격을 선사 중. 비록 시청률은 주춤하지만 화제성은 그 이상으로 매회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남기며 이슈몰이에 한창이다.
‘결혼지옥’이 추구하는 건 ‘리얼’로 실제 사연을 다루고 있고 그에 따른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만큼 이 프로그램이 그리는 건 시청자들이 원하는 사이다 처방과는 거리가 있는 것. 그럼에도 나날이 자극적이 되는 사연들과 그로인한 피로도에 반비례하듯 화력은 한층 강해지고 있다.
이는 자극을 추구하는 현 트렌드와 맞물리며 당분간 ‘결혼지옥’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삼남매 용감하게’ 무자극 주말극의 결과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태양의 여자’와 ‘착하지 않은 여자들’로 흥행력을 인정받은 김인영 작가와 그의 페르소나 이하나, 주말극에 처음 도전하는 임주환까지, 명품 라인업으로 주목 받은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한국형 가족의 ‘사랑과 전쟁’을 표방한 것치곤, 엇갈림을 매개로 MSG 없는 전개를 이어가는 중. 캐릭터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설정 자체부터 출생의 비밀, 불륜, 복수 등으로 점철됐던 기존의 주말극과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 이는 이 드라마만의 강점이자 약점이 됐다.
자극을 추구하는 현 안방극장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부진의 늪에 빠진 것. 주말 프라임 시간대 편성에도 ‘삼남매가 용감하게’의 시청률은 10% 후반대에 고정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오은영 리포트’ ‘삼남매가 용감하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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