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신은주 기자]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물러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19년부터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방시혁 의장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는 개인적인 비전이 아니었다. 2019년부터 하이브는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하이브가 두 차례 제안했고 거절당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브 내부에서 SM 인수를 두고 찬반양론이 있었다. 찬성 의견은 글로벌 설장 동력으로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고 반대 입장은 그 정도의 돈을 글로벌 시장에서 좀 더 미래적으로 혁신적으로 쓰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그때는 내가 의장으로서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우리는 SM 인수와 멀어졌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연락을 받았다는 방 의장은 “지분 인수에 대한 것을 물었고 우리가 SM 인수를 반대했던 요인들이 많이 사라져서 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후 시장 과열과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다”라면서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으로 바라보고 들어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이야기 했다.
방 의장은 아티스트와 팬들을 향해 사과했다. 그는 “아티스트와 팬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며 시작했지만 과정이 그러지 못해 매니지먼트로서 미안하다. 이렇게까지 아티스트와 팬들이 괴로운 게 맞는 것인가 미안해서 밤잠을 못 잤다”라면서 SM에 소속된 보아의 20주년을 축하했다.
SM 인수전에서 물러난 뒤 이수만 전 총괄과 나눈 이야기를 묻자 방 의장은 “이 전 총괄은 있는 그대로 말하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날 방 의장은 K팝 슈퍼 IP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보이그룹은 방탄소년단, 걸그룹은 블랙핑크가 슈퍼 IP로 여겨지면서 K팝 신드롬을 일으켰다. K콘텐츠 사업은 패션, 소비재, 교육 등 사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로 활용된다”라며 “자랑스러운 성취보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분명하지만 글로벌 전체로 보면 넘어야 하는 산이 많다는 것이다. 방 의장은 “글로벌 매출 점유율은 2% 미만이다. 유니버설, 소니, 워너 뮤직은 한 회사가 15~30% 정도고 3사를 합치면 67.4%를 차지한다”라고 강조하면서 K팝은 현재 다윗과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브는 지난 12일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앞서 SM 인수 배경에 대해 방탄소년단의 입대로 팀 활동이 부재하기 때문에 K팝 성장 둔화를 우려했다고 전한 바 있다.
신은주 기자 sej@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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