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마비시켰던 ‘교대역 촛불 하나’ 떼창 영상 기억하시나요?
교대역은 ‘버스킹’과는 조금 거리가 먼 역인데, 이름 모를 외국인과 시민들이 함께 부른 그 노래는 정겹고 흥겨웠습니다.
유튜버 근황 올림픽에서는 문득 ‘그 사람 요즘 뭐하고 살지?’라는 생각이 들어 수소문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최근 근황이 궁금했던 우리는 올해 7월 7일 서강대학교를 찾아가서 안코드를 만났는데요.
않코드, 교대역 이름 모를 백형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 이태리어, 히브리어까지 구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TBS 목걸이를 하고 있는 그는 현재 아침마다 매일 음악프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제가 됐던 2014년 7월 ‘촛불 하나’영상에 대해서 질문했습니다.
그전에도 버스킹을 많이 했었는데… 왜 그 영상이 화제가 됐었는지는 본인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하면서 멋쩍게 웃는 그였습니다.
‘촛불 하나’라는 노래를 매일 하지는 않았고, 한국어 노래를 불렀을 때 호응이 좋다는 것은 평상시에 알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이상한 관심받는 게 싫어서 한국말도 계속 안 했고 영어 노래만 계속 불렀다고 합니다.
음악가로서 즐기고 싶은데 한국말 잘하는 백인으로만 어필이 되는게 싫어서 한국말로 된 음악은 더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근데 그날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고 사람들도 많이 모였다고 하는데요.
이런 좋은 타이밍에 사람들이 원하고 편하게 부를 수 있는 걸 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촛불 하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이 남성은 일본 가족한테 입양이 됐다고 합니다. 태어난 곳은 영국이고 아버지가 이태리 사람, 엄마는 영국 사람이었습니다.
처음 12살 때 가족 상황 때문에 한국에 오게 됐고,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녔다고 하는데요. 19살때 우연히 친부모님, 친가족 형제들을 갑자기 만나게 되면서 정체성 혼란이 크게 왔다고 하는데요.
그때는 사실은 죽고 싶었다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던 힘들 시절이었다고 합니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죽기는 싫다는 여러 가지 갈등 안에서 ‘안코드’라는 정체성만 죽이고 새로운 인생을 새로운 장소에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 나가면 인생의 찬스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일부러 머리를 밀고, 바로 2시간 뒤에 비행기를 타고 한번도 가본 적 없는 이태리를 갔다고 하는데요.
길거리에서 0부터 시작해서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전체 여행을 하면서 돈이 없이 생활했고, 돈이 모이면 비행기 표 사고 새로운 나라에 도착해서 다시 0부터 시작하는 모험을 엄청 즐겼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어떡해 또 생존할까 고민하면서 지내는 것이 인생사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전까지는 정말 그의 삶은 지옥이었다고 하는데요. 여행을 하면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우울증 없이 힘든 시기도 극복하면서 ‘고통’스러운 기억 없이 지내게 됐다고 합니다.
한국에는 특별히 계획해서 오게 된 것은 아니었으며’어쩌다 보니까’가 제일 정확한 거 같다고 하네요.
여행을 하다가 한국에서 버스킹을 잠깐 했었는데, 그때 화제가 되면서 여러 방송국에서 연락이 많이 왔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god 콘서트도 초대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됐었다고 합니다.
물론 장점도 많았지만 갑자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 부담스러워서 또 다시 떠나게 됐다고 합니다.
태국에 어떤 섬을 찾았고, 아무것도 없이 그냥 섬에 한 10개월 살았다고 합니다. 7개월 동안 신발 한 번도 안 신었으며 정말 행복을 느낄 때쯤, 한국에 있는 친구가 축가를 불러달라고 해서 한국에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에 오니 이것저것 섭외가 들어오면서 한국에 대한 정이 계속 들게 되면서 지금까지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한군데 계속 정착할 가능성도 있을지도 궁금해졌는데요.
아직까지는 한군데 정착할 이유나 필요성이 없었지만, 이젠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정착을 하는 게 지혜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곡하고 있는 신곡 1절을 들려주면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단순히 ‘과거, 교대역에서 일어난 즐거운 해프닝’을 듣는 것 외에도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삶에 대한 철학, 자유분방한 사고에 감탄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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