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사전투표소에 몰래카메라 설치
I 인천 5곳, 양산 4곳에서 발견돼
I 사회에 혼란 야기하는 유튜버들
[TV리포트=이효경 기자]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인천지역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장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사실이 알려졌다. 3월 29일 인천 논현경찰서는 건조물 침입 및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A 씨를 붙잡았으며 조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총선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인천 남동구와 계양구 등 사전투표소 총 5곳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경찰은 불법 카메라 설치 신고를 받은 후 즉각 주변 방범 카메라 등 자료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고, 수사 진전으로 전날 오후 A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손에 붙잡힌 A 씨의 정체는 유튜버 활동을 하는 인물로 파악됐다. A 씨는 경찰에 “부정선거가 의심돼 감시용으로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공개됐다. A 씨는 투표소 내부를 자세히 촬영하기 위해서 정수기 뒤편 등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역의 사전투표소는 총 159곳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가 인천 및 전국 사전투표소에도 카메라를 설치했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인천에 앞서 경남 양산시의 사전투표소 13곳 중 4곳에 카메라를 몰래 숨겨놓았고, 양산시에 의해 발각됐다. 양산시는 이 사실을 곧바로 수사당국에 알렸고, 행정안전부·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관련 지자체와 함께 전국 모든 사전투표소를 긴급 조사에 나섰다. 이 과정을 통해 인천 계양구와 남동구 등 인천지역 사전투표소 5곳에서 5대의 카메라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A 씨를 상대로 카메라를 설치한 확인되지 않은 장소가 더 있는지, 범행 동기 및 배후 세력의 유무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추가 조사에 따라 적용할 혐의가 변경되거나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경남 양산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전투표 개표기 조작 및 대리 투표 의혹을, 유튜브를 통해 지속해서 제기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갖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규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조폭 유튜버’들이 증가하더니 이들이 생산하는 동영상 및 게시물이 5,000건을 넘겨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경찰청에서는 범죄 무용담 등을 자랑하거나 자신의 조폭 계보를 설명하는 등 조폭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자들을 묶어 조폭 유튜버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이 올린 영상물의 주요 내용은 조폭 문화 자랑 및 입문 방식 소개, 관련자 인터뷰 등을 내세워 활동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시도경찰청이 작년 2023년도 7~8월 전수조사를 통해 파악한 조폭 출신 유튜버는 두 자릿수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조폭 담당 경찰관 300여 명을 투입하여 ‘조폭 콘텐츠’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쳤지만, 실제 입건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폭력이나 폭행 행위, 도박 등 명백한 불법행위가 담긴 게시물은 없어 입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구체적인 범죄 내용이 가시회 되지 않으면 이를 제재할 마땅한 법적 근거는 없다”고 경찰의 말에 덧붙여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조폭 유튜버의 파급력이 그들의 수에 비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적은 숫자로도 경험담 등 많은 양의 게시물을 전파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경찰이 처음 파악한 수는 단 3명이었으나 이어 4년 만에 12명으로 증가해 고작 9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게시한 영상이 전수조사 기간 기준 5,546개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검거된 조폭 범죄 연루자 3,231명 중 소위 ‘MZ 조폭’이라 불리는 20대 이하 세대는 전체의 38.3%로 1,240명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전체 범죄 조직 인원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MZ 조폭에 ‘조폭 유튜버’는 모방범죄 및 조폭 세력 가담의 바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조폭 관련 내용을 생산하는 영상물에 선정성 등을 문제로 다루며 정부 및 수사당국에 해결책 강구를 촉구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유튜브는 대중이 가장 일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이용하는 매체인데, 이를 통한 범죄 관련 영상물이 양산될 경우 모방범죄 발생 및 선량한 피해자가 생길 여지가 다분하다”라며 “특히 자아가 성립되지 않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청년층까지도 유사 범죄를 따라 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해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조폭 유튜버는 폭력적인 내용 노출로 일반 사회 문화를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폭력의 위험성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게 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여지가 있다”며 “특히 청년세대의 주요 콘텐츠 소비 창구로 알려진 유튜브와 각종 SNS를 타고 최근 MZ 조폭의 유입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효경 기자 hyooo@fastviewkorea.com / 사진=출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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