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포커스] 2009 홍대 인디의 반란, 내년엔 해외로 간다

기사입력 2009-12-02 12: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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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 10년만의 부활? '제2의 한류' 이끌 것"


[TV리포트 박영웅 기자]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서 비주류 음악으로 평가받던 인디뮤직이 소리 없이 강했던 올해 가요계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인디신은 재능있는 아티스트들로 유난히 북적거렸고, 범상치 않은 인디 뮤지션들이 하나 둘씩 입소문을 타더니 급기야 TV, 라디오, 페스티벌 등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대중 속 깊히 파고들었다.


세상 밖으로 나온 '그들만의 리그'는 금세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인디 음악의 10년만의 부활' '인디 혁명'이란 키워드가 앞다투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획일화된 가요계의 대안이라는 평까지 얻으며 시선을 독차지했던 이들이다. 물론, 하반기 들어 '인디 열풍'이란 표현이 다소 무색할 정도로 거품이 꺼지고 관심도 크게 줄었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커다란 가능성을 낳은 올해 인디계다.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평가받던 인디 음악들이 이제 전 세계로 무대를 옮긴다. 사회의 구석구석을 재조명한 노랫말과 개성 넘치는 음악들로 국내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제시한 국내 인디 음악. 과연 전 세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선'을 받게 될까.


"독특함 속에 담긴 소소한 일상의 재미, 빛을 쏘다"


지난 1990년대 말 홍대를 기반으로 크라잉넛, 노브레인 등 펑크 록밴드들이 이끌던 당시를 떠올려 보면 올해 인디 음악이 거둔 성과는 가히 '10년만의 부활'이란 표현을 쓸 법도 하다.


이는 감히 '신드롬'이라 할 만큼 큰 이슈를 몰고 온 장기하의 공이 가장 크다. 지난해 말 코믹 퍼포먼스 UCC가 화제가 되면서 일약 스타가 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은 지난 1년간 주류 음악계와 인디신을 묘하게 줄타기하며 대중과 소통해 왔고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밖에 브로콜리 너마저, 보드카레인 등의 맹활약 속에 요조 타루 등 뮤지션은 CF음악을 통해, 문샤이너스는 영화에 출연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포털 사이트와 EBS '스페이스 공감' 등 차별화된 미디어의 관심 또한 새 영역을 개척하게끔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상파 방송이 인디 음악에 마음을 연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KBS '이하나의 페퍼민트'에는 인디 음악만을 조명하는 코너가 마련됐고, MBC '라라라' 역시 인디신의 활성화에 적극 동참한 방송 중 하나다.



결국, 올해 인디신의 가장 큰 수확은 '인디음악의 대중화'다. 그들만의 음악이 가진 '낯설음'은 새롭고 독특한 소리로 대중 속으로 침투했고, 인디 뮤지션들에 대한 커다란 인식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성시권씨는 "대자본에 구속되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인디 문화의 특성이 획일화된 대중음악에 신선함을 안기게 된 한해였다"며 "여러 인디 콘텐츠들이 영화 음악 분야에서 대중성을 확보하고 주류 시장을 위협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인디음악 열풍, 결국 '반쪽 이슈'? 지속적인 관심 필수"


대중 속 깊히 파고든 인디 음악의 뜨거운 관심은 관객이 2배 이상 급증한 공연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클럽공연의 성황과 더불어 '지산' '펜타포트' '그랜드민트' 등 많은 기획 공연도 열려 보다 많은 팬들과의 소통의 장이 확장된 한 해였다.


기존에 마니아들이 CD를 구매하던 행태도 디지털 세상으로 옮겨져 음원 벨소리 등 다양한 수입원으로 확대된 것도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 이는 대중들이 인디음악을 '듣기 힘든' 음악이 아닌 '새롭고 익숙한' 음악으로 인식하게 된 '또 다른 발견'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도 인디신이 갖는 태생적인 한계점은 여전히 감지됐다. 장기하를 시작으로 각종 언론에서 인디신을 조명했지만, 연말까지 지속적인 관심 끌기에는 역부족이였다는 것. 언론의 '반짝 관심'에 '인디음악 신드롬'의 불꽃도 점점 꺼져만 갔고, 결국 '이슈 쫓기에 급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관계자들은 "홍보를 위한 다양한 창구도 부족하지만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언론의 관심도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는 장기하와 같은 새로운 컨텐츠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합동공연·유튜브 통해 해외로...독자채널로 인디만의 색깔 부각"


올해 크고 작은 이슈들을 안긴 인디 음악은 더 넓은 세상을 꿈꾸고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인디 뮤지션들이 한데 뭉쳐 홍대 음악의 활성화를 외치고 나선 것. '인디음악의 메카' 홍대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40여개 음악레이블의 모임 '서교음악자치회'가 바로 그 중심에 있다.


인디음악 제작자 친목모임으로 출발한 이 단체는 지난 9월 홍대 인디음악 전체를 ‘서교’란 이름으로 브랜딩하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세계 진출을 선언했다. 록 힙합 스카 등 다양한 장르 안에서 두각을 드러낸 밴드들은 '서교'란 브랜드 아래 하나로 뭉쳤고, 서교음악자치회장(인디제작자연합회)인 최원민(34) 대표는 인디 시장의 새로운 소통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첫째, 대중음악에 눌려 제대로 된 홍보 채널 조차 확보하지 못했던 만큼 인디만의 색깔을 살린 독자 채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현재 메이저 90%, 인디음악 10%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는 지금, 우리만의 채널을 개설할 것"이라고 했다. 홍대 각 지역에 라디오, 유튜브 채널을 마련해 통일되면서도 체계적인 입소문 마케팅을 하겠다는 의미다.



인디음악 채널 '서교'를 론칭해 서교음악에 소속된 뮤지션들의 공연 동영상, 음악파일, 인터뷰 등을 서비스하고, 홍대 뮤지션들의 음악을 통해 새로운 한류를 개척하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둘째,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인 해외 교류를 위한 루트를 찾겠다는 뜻도 밝혔다. 홍대 인디음악 전체를 아우르는 '서교'란 브랜드를 하나의 레이블로 두고 세계와 소통하겠다는 것. 현재 '서교 음악'에 소속된 장기하, 노브레인, 보드카레인 등 국내 뮤지션들과 일본 측과의 합동 교차공연 방식으로 파트너쉽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 무대에 일본 밴드가 게스트로 출연하고, 일본 공연장에 한국 밴드가 나란히 서는 식이다. 중국 측과도 긍정적인 의견이 오가고 있다. 최근 록 음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대변하듯 중국문화예술유한공사는 한·중·일 록페스티벌의 한국 파트너로 '서교음악'을 선택하기도 했다. 


일본, 중국의 이 같은 반응은 국내 음악계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독특한 재미와 이색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인디 음악에 대한 관심은 각 나라의 대중음악계 불황에 맞서는 대안이될 것이란 가능성을 이미 예감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최 대표는 "우선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은 홍대 인디음악이 갖는 서정적인 정서에서 공통점이 있기에 합동 작업이 타 나라에 비해 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일본의 시부야케이(도쿄 시부야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한 일본 인디 음악의 성향)처럼 그 지역만이 갖는 독특한 음악세계를 창출하고 '제2의 한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디음악이 갖는 독특함은 마니아들만이 열광하던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 대중 음악의 한 영역을 구축하며, 가요계에 신선함을 안겨줬다. 홍대 인디신의 '특별함',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를 무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TV리포트 사진DB, 뮤직커벨, 파스텔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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