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인 "결혼 7년차인데 여전히 첫사랑 아이콘 감사한 일이죠"(인터뷰)

기사입력 2012-03-21 07: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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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조지영 기자] 동그란 눈과 오똑한 코, 화사한 미소까지. 정말이지 이렇게 예뻐도 되나 싶다. 일반인의 얼굴과 몸을 그저 한낱 몸뚱아리로 만들어 버리는 숨 막히는 미모가 과연 사람이 맞나 싶어 꼬집어 보려는 찰나, '헐~' '헉' '으악' 등 각종 감탄사와 함께 우리가 알지 못했던 털털한 '녀석'이 등장했다.



올해로 데뷔 10년차, 거기에 결혼 7년차까지. 만만치 않은 내공을 지닌 배우 한가인이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속 시원한 '매운탕' 같은 서연으로 스크린 문을 똑똑 두드렸다.



◆ 또 첫사랑? 10년은 더 할 수 있는데…



한가인은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유하 감독) 이후 8년 만에 '건축학개론'(이용주 감독, 명필름 제작)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8년 전에도 현수(권상우)와 우식(이정진)의 첫사랑 은주가 되어 뭇 남성들의 로맨스가 되어버린 그가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나였다.



첫사랑의 달인이 되어버린 한가인은 "관객들이 제게 가지고 있는 판타지가 있어서 자꾸 첫사랑 역을 맡게 되는 것 같다"라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건축학개론'의 서연은 첫사랑의 이미지에서도 변주할 수 있었던 역할이었다. 관객들이 보기에 수지가 했던 과거 서연이 제 모습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제 실제 모습은 현재 서연이다. 얼마 전에도 말했지만, 제 진짜 첫사랑에 과거 서연처럼 X년이 아니었음 좋겠다"라며 덧붙여 말했다.



"'건축학개론'이라는 제목과 장르가 정말 안 닮지 않았나? 마찬가지다. 딱딱한 제목에서 오는 멜로의 의외성, 안 그럴 것 같은 모습에서 나오는 맛깔나는 욕설의 의외성, 이렇게 다른 모습이 많은데 단정 짓기엔 너무 아쉽지 않나"라며 "사실 결혼 7년차 아줌마가 아직도 첫사랑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는 점 자체가 재미있고 매우 기쁜 일이다. 앞으로 10년은 더 첫사랑으로 해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며 시원스레 웃는 모습에 '이 여배우 보통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영화가 개봉하면 관객에게 가장 주목받을 욕설신에 대해 한가인은 "같은 여성인 당신이 봐도 통쾌하지 않았나?"라며 반문했다.



"그게 제가 했으니까 '으악' 하시는 거죠. 영화 속 욕은 현실적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욕이잖아요. 저도 사람인데 왜 안 그러겠어요? 때로는 답답했던 마음을 소리치고 욕하며 풀고 싶어요."



그는 서연을 통해 20~30대 여성을 표현하고 싶어했다. "제 또래의 여자들이 매운탕 같은 인생 때문에 잠수타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나? 욕이라는 하나의 수단으로 관객들에게 공감되었으면 좋겠다"며 당부했다.



"저보고 엘프 같다고 하시는데, 전 그냥 현실 세계에 발붙이고 사는 사람이에요. 거친 녀석 가득한 한가인인데."





◆ 예쁜 역할만 하는 한가인?



한가인은 MBC TV '해를 품은 달'에서 40%가 넘는 시청률로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지만 원치 않는 연기력 논란이라는 꼬리표도 달아야만 했다.



"서연이도 연우도 그 밖에 해왔던 역할들 모두 예쁜 역할 만은 아니었어요. 얼마나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서연이는 이혼녀로 전 남편에게 상처받지, 연우는 한 순식간에 무녀가 되는 팔자이지. 그밖에 동거했다가 애도 낳고, 임신 중절도 해보고, 남자에게 버림도 받아보고. 정말 갖은 고난과 핍박 속에서 버텼던 역할이었는데 이래도 예쁜 역할만 했다고 하시려나? 하하."



한가인의 외모에 대한 편견이 곧 연기력 논란이라는 틀을 만들어버렸다. 안타까움도 잠시 그는 "실제 모습은 남자 같고 털털해 다들 깜짝 놀란다. 그래서 '어랏? 한가인한테도 이런 면모가 있네?'라며 당시에는 다른 시선으로 봐주지만 다시 금방 잊어버리더라"며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않는다. 그냥 툭툭 털고 '끊임없이 깨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라고 다짐한다. 나는 악역도 좋고, 코믹한 캐릭터도 좋다. 이번 '건축학개론'의 서연이도 저의 또 다른 틀을 깨기 위해 시작했다"라며 긍정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보여줬다.



또 그는 "'해품달' 결정 당시 '내가 해도 될까'라는 고민이 정말 많았다. 어쨌든 최선을 다해 찍었고 그만큼 많은 사랑을 주셔서 좋았다. 이 드라마로 잠시 주춤했던 제 연기 생활의 폭이 훨씬 넓어진 기분이다. 저는 잘 한 것 같다. 적당한 시도였고 적당히 한 것 같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 '해품달' VS '건축학개론'



'건축학개론'의 촬영이 끝날 때쯤 '해품달'을 시작했다는 한가인은 일명 '남자배우 복'이 터진 유부녀였다. 엄태웅 이제훈부터 김수현 정일우까지 연상부터 연하까지 모두 섭렵한 그야말로 능력자의 끝판왕. 그에게 부러움 반, 시샘 반으로 상대배역들과의 호흡을 물었다.



"아오, 말도 마세요. 태웅 오빠가 그렇게 주무셔요.(웃음)"



'건축학개론'에서 승민 역할을 맡았던 엄태웅은 모두가 예상했던대로 보는 그대로 수더분하고 털털한 사람이었다. 한가인은 그에 대해 "승민과 엄태웅은 정말 싱크로율 100%였다. 싱크로율이라는 말이 그를 위해 존재하는 단어처럼. 처음 캐스팅도 엄태웅씨가 제일 먼저 확정됐고, 제가 시나리오를 처음 접할 때도 승민의 모습에 엄태웅이라는 배우가 오버랩됐다. 그와 첫 만남 때 바로 '어? 승민이다'라며 생각했을 정도"라고 말하며 엄태웅을 치켜세웠다.



또 "승민이 잠들어 있는 잔디밭에 나란히 누워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다. 맙소사, 코를 골면서 자더라. 평소 촬영 때 살짝 예민해져 있는 제 모습과 반대로 태웅 오빠는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그래서 그런지 의외로 궁합이 잘 맞았다"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랬던 한가인이 김수현 정일우를 포함한 연하 배우들에게 어울리지 않은 긴장감을 내비쳤다. 그는 엄태웅과의 호흡을 생각하며 해맑게 웃던 모습과 반대로 "연하들, 정말 힘들었어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가인은 집안의 막내딸로 자랐고 남동생이 없어 연하의 남자배우들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사실 오빠나 언니, 여동생들은 편하다. 간단히 '밥 한 끼 먹어요'라며 쉽게 다가갈 수 있는데, 남자 후배들은 왠지 모르게 조심하게 되더라"며 "제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훤의 김수현씨와는 촬영 당시 말을 놓지 않았다. 동생으로 보이면 연우라는 역할에 몰입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진중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해품달'은 제가 하기에는 어린 역할이라 살짝 부담됐어요. 더 솔직해지자면 '건축학개론'이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서 훨씬 편했어요. 아무래도 30대의 서연이었으니까 실제와 잘 맞아 떨어졌던 게 아닐까요. 후훗."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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